【서울=뉴시스】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하지만, 근속연수는 10년을 간신히 채우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30대 그룹 계열 대기업 직원 근속연수는 10년에도 못 미쳐 중견 그룹사 대기업들보다도 짧았다.
30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2011~2013년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50개사를 대상으로 근속연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직원 평균 근무기간은 10.32년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1년의 9.98년과 비교하면 0.34년(약 4.2개월) 늘어난 수치다.
500대 기업 중 30대 그룹 계열 169개사로 범위를 좁혀보면 직원 평균근속연수는 9.7년이었고 2년 전과 비교해도 전체 평균보다 낮은 0.22년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30대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181개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10.9년으로 대기업 그룹사보다 1.2년이 길었다. 3년 전과 비교해도 근속연수가 0.46년 늘어 평균치를 웃돌았다.
이처럼 재벌그룹 소속 대기업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상대적으로 짧은 것은 500대 기업에 한국전력, 수력 원자력 등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이 14개 포함됐기 때문이다.
14개 공기업의 지난해 직원 평균근속연수는 15.04년으로 500대 기업 내에서 가장 길뿐 아니라 '철밥통'이라 불리는 은행권(14.17년)보다도 1년이나 더 길었다.
하지만 공기업을 제외해도 재벌 그룹사에 속하지 않는 기업의 근속연수는 10.55년으로 30대 그룹보다 0.85년(약 10개월)이 길었다.
업종별로는 공기업(1위), 은행(2위)에 이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 13.83년으로 3위, 통신이 13.07년으로 4위, 석유화학이 13.04년으로 5위였다.
직원 평균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인 업종은 철강(12.5년), 조선·기계·설비(11.41년), 에너지(11.09년) 등이었다. 반면 유통(6.53년), 상사(6.93년), 서비스(6.93년) 업종은 7년 미만으로 공기업 근속연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여신금융(7.58년)과 증권(8.07년)도 은행의 절반 수준을 갓 넘었다.
30대 그룹 중 근속연수가 가장 긴 곳은 대우조선해양(16.90년)이었고 에쓰오일(14.92년), 동국제강(13.64년), LS(13.46년), 현대중공업(13.44년) 등 중후장대형 업종 영위 그룹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어 KT(12.85년), 금호아시아나(11.94년), 한진(11.27년), 효성(11.20년), SK(10.60년)가 '톱10'에 포함됐다.
신세계와 CJ는 5.41년과 5.78년으로 근속연수가 500대 기업 평균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어 현대백화점(6.60년)→대우건설(7.62년)→OCI(7.71년)→GS(7.75년)→영풍(7.94년)→동부(8.13년)→LG(8.38년)→롯데(8.42년) 순으로 근속연수가 짧았다.
이밖에 미래에셋(8.68년), 대림(9.03년), 코오롱(9.31년), 삼성(9.47년)도 10년을 넘지 못했다.
기업별로는 나일론 원료 제조업체인 카프로가 22년으로 2012년(21.2년) 2위에서 1위로 올랐다. 이어 한국프랜지공업(21.2년), 서울메트로(21년), S&T중공업(20.9년), 전주페이퍼(20.6년), 조선내화(20.2년), KT(19.9년), 한국철강(19.8년), 여천NCC(19.4년), 대원강업(19.2년) 등 주로 중후장대형 기업들이 '톱 10'에 포진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11.01년으로 여성(6.93년)보다 4년 이상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