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여야, 노사, 종교, 개인 등에 있어 협상이라는 수단이 필요하다. 협상을 잘하려면 논리를 이용해 상대를 설득해 과제를 풀어가야 한다. 하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 왜 논리를 협상에 담으려할까, 협상에서 논증의 확실성은 존재하는 것일까. 이런 물음에 답을 한 책이 나왔다.
김용훈 법학박사가 쓴 신간 <협상을 흔들면 논리가 털린다>(제이앤씨, 2014년 4월)는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논리적 오류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협상의 논리란 자신과 함께 상대방에게 이성적 비판과 정서적인 안정을 가져주게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협상이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생활공간에서도 논증을 많이하라고 권유한다. 왜냐면 상호간의 의견을 좀 더 이해하고 분명성을 높이기 위함도 있지만 자신이 가지는 이성적 견해와 입장을 논리적으로 비판할 수 있고, 자신의 주장과 설득을 좀 더 합리적으로 만들 수 있는 훈련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협상의 목적이 일방적인 주장이 아닌 부드러운 설득을 중심으로 완전하게 잠식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수단은 논리가 돼야 한다. 즉 논리를 잘하는 사람은 상대를 이해시키는데 무리가 없다. 그 만큼 논리는 완벽성과 이론적 입증이 전제되기 때문에 주장이 전제라면 논리는 결론을 이끄는 과정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특히 수많은 논리적 오류을 막지 못하면 수많은 인간사의 영역의 오류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협상에서의 논리적 오류로 ▲심리적 오류 ▲자료적 오류 ▲언어적 오류 등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힘과 위협을 통한 가압적 오류, 동정에 호소하는 오류, 권위와 위력을 끌어드려 상대방을 기만하는 오류, 공포협박에 의한 오류, 인신공격의 오류, 정황적 오류, 발생학적 오류, 원척봉쇄 오류 등을 심리적 오류로 분류했다.
논쟁 자체가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약세로 다가올 것을 예측해 상대방에게 문제에 접합하지 않는 권위나 위력을 앞세워 자기합리화 및 정당화를 하는 행태가 대표적 심리적 오류로 권위와 위력을 끌어드려 상대방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무지에 근거한 주장 오류, 인과적 오류, 자기당착적 오류, 우연의 법칙과 원칙 혼동의 오류, 결합 분해의 오류, 논점 일탈의 오류, 복합질문의 오류,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 의도 확대의 오류, 잘못된 유비추론의 오류,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 논리적 부재의 오류, 흑백논리의 오류, 반사실적 가정오류, 사소한 반박의 오류, 자연주의의 오류 등을 자료적 오류라고 밝히고 있다.
인터넷 디지털 공간에서 특정문제에 대해 정확성과 확실성이 부족한 성급한 일반화로 연결시키는 문제나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당선인이 바뀐 행위 등은 자료적 오류의 대표적인 예이다.
애매어의 오류, 애매한 문장의 오류, 은밀한 재정의 오류, '...이다.' 혼동의 오류, 범주의 오류, 강조의 오류, 정의에 의한 존재 강요의 오류 등을 언어적 오류로 분류했다.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문법의 구조적 애매함 때문에 문장의 본연의 취지가 퇴색되는 오류나 용어의 정의를 자기합리화의 수단으로 '재정의'해 논증하는 오류를 대표적 언어적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협상의 논리적 정당성이란 잘못된 이유의 근거를 찾아내 해소하고 그에 알맞은 논리적 근거와 논증을 짜내는 것이 논리적 협상을 잘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마디로 협상을 하는데 근거나 이유를 두는 것이 일차원적인 방식이라면 한가지의 쟁점을 다양한 논리적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은 이차원적 방식으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주장이며, 분석적이고 평가적인 설득을 할 수 있는 행위라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 김용훈 법학박사는 현재 국가개발연구원장이며 정치경제 컨설턴트, 시사칼럼리스트이다. 주로 협상과 설득 및 금융경영, 행정정책에 관한 글을 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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