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의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Donor Famiily' 모임이 진행됐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생명을 살리고 떠난 제 아들의 마지막 모습,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요."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본부 사무실이 위치한 충정타워 빌딩 9층 LIG 대회의실에서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특별한 모임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이번 모임은 'Donor Family'(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뇌사 장기기증인 가족 모임)라는 이름으로 모인 가족들이 가지는 첫 모임이며, 23명의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31명이 참석했다. 본부는 이미 지난 2013년부터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을 예우하기 위한 지역별 소모임 진행 및 문화행사 주최 등을 통해 고귀한 사랑을 실천한 기증자들을 기리며 그 가족들을 격려하는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히 올해도 전국 10곳의 지역에서 23차례의 지역 소모임을 진행하며, 장기기증인 가족들을 예우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지금도 누군가의 생명으로 숨 쉬고 있습니다"

이번 모임에는 지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 경기 지역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생명을 살린 뇌사 장기기증인들의 가족 31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 중에는 지난해 10월 17일에 진행한 소모임에 참여해 장기기증의 소중함을 더욱 알리고자 이번 모임에도 참여를 자원한 가족들이 있다.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던 아내가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았어요. 아내를 잃은 슬픔으로 오랜 시간 혼자만 간직해야 했네요. 이제야 아내가 선물한 생명을 이야기하게 됐어요."라고 소감을 전한 박종영 씨는 지난 2011년 뇌사 장기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아내 故 정막득 씨의 생명나눔을 전하기 위해 이번 모임에 참석했다.

또한 지난 2007년,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환우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난 아들 故 김광호 씨의 아버지 김일만 씨도 이번 모임에 참석했다. 김 씨는 "아들이 떠난 지 벌써 8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들의 마지막 모습은 제 가슴에 생생하게 느껴져요. 장기기증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여러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고, 마음의 위로를 가질 수 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Donor Family'는 참가한 31여명의 가족들의 자기소개 시간, 뇌사 장기기증을 실천하게 된 계기와 당시 에피소드를 공유하는 시간 등을 가졌다. 또한 이번 모임에서는 뇌사 장기기증을 직접 겪은 가족들이 장기기증이 실제로 활성화되기 위해서 어떤 점들이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국내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제안과 예우 방안 등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 지난 1월 본부의 생명나눔 친선대사로 임명된 뇌사 장기기증인 가족 김태현 씨, 백낙현 씨, 윤복연 씨, 장부순 씨, 강호 목사 등 5명도 이번모임에 참여한 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이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자원하고 나섰다.

"가슴속에 같은 아픔과 기억을 가진 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가족들이 오실텐데.. 친선대사로서 그분들의 마음을 위로해드리고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알리는 일이 우리의 일이죠."라고 김태현 씨는 이번 모임에 참석한 소감을 전했다.

한편 박진탁 본부장은 "장기기증인 가족들과 소통하며 알게 된 것은 그들이 바라는 것이 금전적인 지원이 아니라 정신적인 예우와 사회적으로 기증인들의 사랑이 오랫동안 기억되는 것 이었습니다"라며 "이에 본부는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장기기증인과 가족을 위한 예우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고, 이를 통해 장기기증 문화의 선진화를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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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