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주무 부처 수장인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의 컨트롤타워를 지휘하던 정 총리가 '지휘체계 부재'라는 비판에 시달리면서 사고 발생 12일만에 사의를 표명하자, 이주영 장관까지 좌불안석이 됐다.
화살이 이 장관에게 되돌아온 것은 세월호 사고 이후 민낯을 드러낸 정부의 재난위기 대응 시스템의 부재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이 장관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바다에서의 안전을 가장 기본으로 챙길 것"이라고 발언한지 하루만에 이번 대형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다.
따라서 이번 참사 이후 이 장관의 대처 능력이나 전문성 부족으로 자질론까지 의심받게 됐다.
해수부는 이른바 '해수부 마피아'로 불리며 해운업계 요직을 독차지해온 해수부 출신 관료들과의 유착의혹까지 집중 제기된 상황이다.
원전 비리나 저축은행 사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지도·점검기관과 산하·유관기관 간 인적 결합과 봐주기를 일삼는 그릇된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세월호 침몰 참사에서도 다시 반복됐다.
현재 해수부 산하 및 유관기관 14곳 중 11개 기관장(한국선급, 해운조합 포함)이 해수부 출신이 독점하고 있다.
여객선의 안전관리 기관 및 관련 조직의 수장을 해수부 출신들이 독식하면서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이뤄졌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이주영 장관이 임명된 지 50일밖에 안돼 경질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성난민심을 달래고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는 "임명 시기와 상관없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사태 수습을 위해서라도 조직의 수장이 공백이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내부에서는 이 장관의 사표 제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해수부 한 고위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이번 사태의 추이를 봤을 때 사표를 제출하지 않겠느냐"며 "오늘(27일) 정홍원 총리까지 사의를 표명한 마당에 (이주영)장관 본인도 좌불안석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홍원 국무총리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도의적 책임을 지고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따라서 이주영 해수부 장관 역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