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배가 침몰하고 있어요. 제주도로 가고 있어요."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상황을 119에 최초 신고한 학생이 24일 숨진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당시의 절박했던 4분이 전해졌다. 이 학생의 최초 신고로 174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지난 16일 오전 8시52분32초 A(17)군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119를 눌렀다.
"여보세요"라는 상황실 소방대원의 물음에 A군은 "배가 침몰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소방대원이 위치를 묻자 A군은 "여기 배는 제주도로 가고 있는 중이에요"라며 짧게 설명했다.
119는 바다에서 일어난 상황임을 감지하고 곧바로 해경에 연결해 3자 통화를 시도했다. 동시에 소방은 신고자의 휴대전화를 토대로 위치 추적에 나섰다.
이어 3자 통화가 연결되자 해경은 "배의 위치, 경도(경도와 위도)를 말해 주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A군은 당황한 듯 "네?"라고 답했지만 계속된 해경의 질문에 "여기 섬이 보이기는 하는데"라고 위치를 알렸다.
이 순간에도 "A군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던 것 같다"다고 소방은 설명했다.
그리고 최초 신고 4분만인 오전 8시56분께 A군의 전화는 끊겼다. 해경 등은 A군의 신고를 토대로 헬기와 경비함정 등을 출동시켜 소중한 생명 174명을 구했다.
하지만 A군은 끝내 구조되지 못한 채 사고 8일만인 지난 23일 밤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 돼 부모에게 인계됐다.
소방 관계자는 "A군의 휴대전화 신고를 토대로 사고 해역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신속하게 전파할 수 있었다"며 "A군의 신고가 없었다면 더많은 희생자가 나올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