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경기 안산단원고 학생의 시신이 뒤바뀐 사례가 또 나왔다.
이번이 세번째로 유족은 "구조 작업도 엉망이더니 사후처리도 엉망"이라며 분개했다.
희생자로 알려졌던 장모(17)군의 유족은 23일 오후 2시30분께 시신의 DNA 확인결과 '가족과 불일치 한다'는 통보를 받고 망연자실 했다.
장군으로 알았던 시신은 사고 사흘째인 지난 18일 발견돼 고려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으로 운구됐다. 유족은 이 곳에 빈소를 마련하고 엿새동안 조문객을 맞았다.
유족은 20일 고인의 장례를 치르려다 한 차례 연기, 24일 오전 8시30분 발인을 앞두고 있었다.
하마터면 다른 시신을 아들로 오인해 장례를 치를뻔 했던 것이다.
유족은 DNA 결과를 통보받고 곧바로 진도로 내려갔다.
빈소를 찾았던 조문객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 정부가 하는 일이 왜 이 모양이냐"고 혀를 찼다.
장군으로 알았던 이 시신은 정모(17) 군으로 확인됐다. 정군의 시신은 고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에 그대로 안치돼 있으며 진도에 있던 유족이 도착하는 대로 빈소를 차리기로 했다.
앞서 21일 안산제일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차려졌던 단원고 학생 이모(17)군도 시신이 바뀐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으며 17일에는 김모(17)양의 시신으로 알려졌던 시신이 다른 김모(17)양으로 확인 돼 목포로 다시 운구됐다.
유족은 "(아들을) 생짜로 물에 빠져 죽게 하더니 사후 처리도 엉망"이라며 "공무원들이 엇그제(20일) 장례 치를 것을 종용했는데 하마터면 우리 애는 찾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 장례를 치를뻔 했다"고 항의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뒤바뀐 시신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사고 검경 합동수사본부 책임자인 안상돈 광주고검 차장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은 시신 부패가 덜 진행돼 유가족 배려를 위해 시신 인도 절차를 간소화했는데 지금은 (육안확인이 어려워) 절차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유가족 대표들과 시신 인도 절차를 재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도 DNA 확인 때까지 발견된 시신을 안치만 해 놓고 빈소를 마련하는 등의 장례 절차는 DNA 결과가 나온 뒤에 밟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