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의 민영화 및 계열사 매각작업이 탄력을 받게됐다. 우리금융 발 은행권 재편도 탄력을 받게 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위원장 강길부 새누리당 의원) 조세소위원회는 22일, 회의를 열고 조특법 개정안을 통과했다. 개정안은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6천500억원의 세금 감면을 주 내용으로 한다.
현행 세법은 분할·합병을 자산양도에 준해 과세하고 있어, 우리금융지주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분할해 매각할 경우 6,500억원의 법인세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조특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우리금융지주의 지방은행 분할은 적격 분할·합병으로 간주돼, 법인세 과세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된다.
이 개정안은 당초 지난 2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트위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을 비방한 사실이 드러나 야당이 그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법안 소위가 파행을 빚었다.
그러나 시장의 혼란을 부른다는 지적에 여야는 안 사장과 관련한 논란과는 별도로 개정안 처리를 합의했다. 이날 조세소위원회와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농어촌특별세법 개정안과 함께 조특법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이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오는 29일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조특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우리금융 계열 지방은행인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의 분할이 진행된다. 다음달 1일 우리금융으로 부터 경남·광주은행에 대한 분할이 이뤄지고 같은달 22일 재상장될 전망이다. 이후 BS금융지주(부산은행)의 경남은행 인수작업과 JB금융지주(전북은행)의 광주은행 인수작업이 본격화된다. 지난해 말, 두 금융지주는 우리금융 계열의 지방은행 인수대상자로 선정한후 3월에 계열분리가 될 것으로 보고 일정을 잡았지만 개정안 처리가 늦어지며 일정을 미뤄왔다. 대신 인수 은행에 대한 실사작업을 지난 달 마무리해왔다.
금융권에서는 두 지주회사의 인수 작업이 오는 9~10월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분할 매각이 결정되면 다음 달 중 예금보험공사와 매매 대금 조정을 최종적으로 합의하고, 오는 9~10월께 금융위원회에 각각의 지방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에 대해 승인을 받아 인수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기재위 전체회의와 법사위, 국회 본회의 등 절차가 남아있지만 조세 소위라는 가장 큰 관문을 통과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조특법 개정안이 최종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우리금융 매각이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에 우리금융 계열 지방은행의 매각으로 영호남의 은행지도가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부산은행을 거느린 BS금융지주가 경남은행을 인수하면서 경남권 전역을 영업망으로 두게 됐다. 전북은행을 거느린 JB금융지주 또한 광주은행을 인수하면서 호남권 전역의 영업망을 확보했다. 특히 JB금융지주로서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영업망이 겹치지 않아 인수 이후일정이 수월하게 됐다. BS,JB금융지주는 인수작업 이후에도 하나금융지주처럼 한 금융지주 내 두개 은행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갈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지방은행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우리은행 및 나머지 계열사 매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상반기 중 우리은행 매각방식 등을 마련하고,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