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인해 강원지역 학교들도 계획된 수학여행과 현장체험학습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지난 18일 강원도교육청은 도내 모든 학교에 공문을 보내 수학여행을 비롯한 모든 현장학습 계획을 잠정보류할 것을 지시했다. 청소년 단체 행사까지도 잠정보류하라는 긴급 지침을 내렸다.
참사가 일어난 지난 주는 도내 22개 학교 대부분이 15일과 16일부터 수학여행 일정을 시작했고 이 가운데 20개 학교는 18일, 2개 학교는 19일에 수학여행이 끝날 예정이었다.
이 가운데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갔던 원주의 한 중학교는 지난 17일 여객선을 이용해 오후 4시30분 중국 단둥항을 출항해 18일 오전 9시30분 인천항에 입항했다.
사고가 일어난 다음날 이같은 출항소식에 학부모 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사 모두 불안에 떨었고 학교측은 모든 통신수단을 동원해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등 돌아오는 내내 모두 가슴을 졸였다.
지난 16~19일 수학여행 일정이 잡혀있던 도내 한 고등학교는 모든 일정을 항공편으로 바꿨으며 또 다른 중학교는 일정 가운데 배를 이용한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이런 가운데 21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92개 초·중·고등학교가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 일정을 취소하거나 보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학교들은 예약 취소에 따라 여행사에 내야 하는 위약금 문제를 비롯해 급히 변경되는 학사일정 등으로 인해 혼란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란은 학교 뿐만 아니라 여행업체도 마찬가지였다. 각 학교들의 수학여행 취소는 어쩔수 없다지만 이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예약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것.
강릉의 한 크루즈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잡혀있던 60건의 수학여행 예약이 모두 취소됐다"며 "하루에 100통이 넘는 일반 예약 취소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수학여행을 취소할 수 밖에 없는 학교도,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여행사도 어느쪽에도 책임을 물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운 한숨만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