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엿새째인 21일 범부처 사고대책본부가 최근 주목받은 구조장비인 '다이빙벨'을 사고현장에 투입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잠수사의 안전'을 꼽았다.
대책본부는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다이빙벨은 시야확보가 매우 제한적"이라면서 "격실구조가 복잡한 선체내부 수색의 경우 공기공급 호스가 꺾여 공기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과 오랫동안 수중체류로 인한 잠수병에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장점에 대해선 "외부로부터 산소가 공급돼 수중에서 오랫동안 체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뒤 해경·해군 잠수팀과 민간구조단은 사고 지점에 대한 수중수색 활동을 실시했으나 강한 조류와 탁한 시야 등으로 수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수색 작업에 난항을 거듭하면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구조방법으로 제시한 다이빙벨의 등장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실종자 가족들을 비롯해 이를 지켜보던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특히 이 대표가 "2000년 제작한 다이빙벨은 유속에 상관없이 20시간 정도 연속 작업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민간의 뛰어난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에 대해 대책본부는 "해경과 해군이 지난 17일 오전 7시10분부터 민간 잠수업체인 '언딘마린인더스트리' 소속 10명의 잠수사와 합동으로 이종인씨가 주장하는 '표면공급 방식'을 사용해 수색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잠수장비에는 '표면공급 방식'과 '스쿠버 방식'이 있다"며 "해경이나 해군에서는 '스쿠버 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표면공급 방식'은 일부 민간업체 및 잠수기 어선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해경에서는 3001함에서 한 때 '표면공급 방식'을 사용한 바 있으나, 잠수사의 안전문제를 고려해 현재에는 '스쿠버 방식'만을 사용하고 있다"며 "공간이 충분히 확보된 수중공사의 경우는 '표면공급 방식'이 적합하지만, 격실구조가 복잡한 선체 내부수색의 경우는 '스쿠버 방식'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다이빙벨은 잠수부들이 오랜 기간 물 속에 머물며 사고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휴식공간이다. 커다란 종모양의 구조물을 레인에 매달아 물속으로 집어넣고 설비 안에 형성된 에어포켓에 지속적으로 공기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해경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며 다이빙벨 등 장비를 갖고 사고 지역을 찾았으나 구조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실전에 투입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책본부는 "이 대표가 해경으로부터 사고현장으로 가도 좋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 부분은 사실무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