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 김영주 총무) 교육훈련원은 21일부터 지난 WCC 부산총회의 후속 작업의 하나로 '에큐메니칼 신대원연합 공동수업'을 시작했다.
21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담임 이성희 목사)에서 열린 첫 번째 강좌는 '예배와 교회의 일치: 다양한 예배 예식 분석과 한국교회의 예배진단'이라는 주제로 이정구 총장(성공회대)이 강의했다.
이번 공동수업은 'WCC 부산총회, 도전과 모색'이라는 주제로, 각 강사들이 초청돼 '예배와 교회의 일치', '전도와 선교론', 'WCC 교회론', '정의와 평화의 길을 찾다' 등에 대해 강의한다. 이후 다음 달 26일 마지막 시간에는 'WCC 부산총회의 평가와 과제'라는 좌담회가 열린다.
교육훈련원은 이번 공동수업의 취지에 대해 "WCC 부산총회의 추진과정에서는 어려움과 갈등이 많았지만, 한국교회와 신학생들에게 많은 과제와 유산을 남겼다"며 "지난 WCC 부산총회가 일회적 행사로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 세계교회연합운동에 대한 성찰과 탐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WCC의 예배와 성경공부, 공식문서와 대회선언문 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비판 및 적용을 통해 한국교회 미래 지도력인 신학생들이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방향을 위한 신학적 관점을 정립하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정구 총장은 첫날 강연에서 교파와 교단의 신학에 따른 예배양식을 설명하며, 영성이 함께하는 교회건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건축은 전례와 예배가 집행되고 신앙공동체가 영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배려가 함께하는 처소여야 한다. 이는 건축의 장소와 양식, 재료, 규모가 함께 고려될 때에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배공간에 대해 예전이 진행되는 개신교회 건축물의 내부 공간 구성과 성가구에 관한 의미를 설명하며, 조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건축가는 신학을 모르고, 목회자들은 건축을 모른다"면서 "교회는 제대와 설교대 및 세례대, 이 3가지가 긴장감을 갖고 위치하는가에 따라 교회와 예배가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 건축을 할 때, 그 터에서 3일 정도는 숙식하며 지켜봐야 한다"면서 그런 노력을 통해 장소와 소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총장은 한국교회가 장소와 맞지 않는 양식으로 교회를 세워, 주변 경관을 해치는 모습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종교는 저마다의 신앙체계와 교리를 갖추고 신도들이 모여 신앙 활동을 이어갈 처소를 마련한다"며 "이러한 수많은 건축물 중에서 다른 건물과의 차별성만을 강조한 나머지 주변 환경을 무시한 채 우뚝이 솟아있는 교회건축물이 상당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F16 전투기 같은 모양의 교회도 있다. 웅장하고 거대한 축조물로서의 가치만을 염두에 두어 천문학적인 비용을 건축물에 쏟아 붓는 경우도 허다하다. 과시적인 대형 종교건축물은 영성을 고양시키기보다는 상업적이며 제국주의적인 양식으로 축조되고 있다. 그 공간 또한 시민들에게 오히려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여지를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교회를 짓고 당회장실이 고층에 위치해야 할까. 1층 사무실에 옆에 두고, 담임 목사가 성도들과 자연스럽게 교제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각 교단과 개교회가 교회 건축에 있어 간결하면서도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영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짓는다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