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이 어찌된 일입니까? 어린 학생들에게 엄청난 잘못을 했습니다. 저희들의 죄입니다. 진도 앞바다 차가운 바닷물을 맞으며 비명을 지르는 꽃들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20년 전 성수대교 사고 때도 그랬고, 15년 전 화성 씨랜드 수련원에서도 그랬는데... 그들을 정성껏 배려하고 돌보지 못한 죄가 그들 앞에, 또 주님 앞에 너무도 큽니다. 용서하여 주옵소서. 참사 때마다 가해자는 어른이고, 피해자는 힘없는 새싹들이었습니다. "엄마 내가 말 못 할까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 "선생님 구명조끼 입으셨나요?" "여러분 사랑합니다." 하나님 주신 해맑은 마음 앞에 머리가 숙여 집니다.
저 가라앉은 배를 들어 올려 그 속 아이들의 숨을 확인해야 우리의 숨통도 트일 텐데... TV화면 세 자리 숫자는 움직이질 않습니다. 왜 우리에게 이런 아픔을 주십니까? 채찍이 너무 아픕니다. 우리 주님 십자가 온갖 고난을 당하시는 주간, 그 시간 내내. 아니 무덤 문을 여시고 부활하신 시간에 지났는데도 생사조차 확인 할 수 없으니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혼자 유유히 사라진 선장, 그 행위의 일부가 나의 모습이 아니었나 떨리옵니다. 제 자신으로부터 떠오르는 비열함과 무지함, 무책임. 그것이 이번 비극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배가 계속 기울고 물이 차오르는데도 움직이지 말라는 무책임한 어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자신의 안전을 책임져줄 거라 따른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이 책임을 면할 길이 없습니다. "험한 시험 물속에서 나를 건져주시고 노한 풍랑 지나도록 나를 숨겨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 그 사랑과 능력으로 지금 세월호에 갇혀있는 아이들을 구하여 주옵소서. 저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믿음을 가지고 주께 간구합니다. 믿음의 기도는 기적을 일으킵니다. 자연을 넘어 초자연 가운데 계신 주님을 향해 사랑으로 애끓는 마음으로 구합니다. 세월호에 갇힌 사람들과 오열하고 있는 가족들! 폭풍우 속에서 한 사람이라도 속히 건지려 목숨을 건 구조대원들, 경찰, 군인, 공무원들... 아니 잠 못 이루는 모든 사람들... 저들을 구원하여 주옵소서. 저들을 사랑합니다. 저들과 함께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400장)
■ 연요한 목사
현재 숭실대학교 교목이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사회복지학과를 나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과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그리고 San Francisco Theological Seminary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