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에 대한 긴박성이 점차 고조되면서, 교계도 이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논의가 한창이다. 19일 신반포중앙교회에서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회장 김영한, 이하 샬롬나비)이 전우택 교수(연대의대)를 초청, "민족과 기독교 신앙, 북한 사회와 북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전형준 교수는 "지난 60여 년 동안의 분단을 통하여서 남북한 사람들은 완전히 단절되어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서로 이질화 됐다"며 "이제 남북한 사람들의 이질화는 군사분계선 자체보다도 더 강하게 남북한 사람들을 갈라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질화를 극복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한반도 통일 과정과 통일 이후를 위하여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전 교수는 북한 사회가 ▶이중성의 사회 ▶폭력적 신분사회 ▶민족주의적 태도가 강한 사회 ▶지도자에 대한 태도가 집중되어 있는 사회 ▶자신들이 민족적 자존심을 지키느라 가난해지고 있을 때, 남한은 미국의 보호 아래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는 관점 ▶자신들의 상황에 대한 실망감과 좌절이 북한 사람들을 억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탈북자들의 남한 사회 적응의 문제점들에 대해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낮은 점 ▶(사회주의에 물들어) 의존적 태도가 자립을 힘들게 하는 것 ▶문화적 충격으로 인한 부부 관계, 자녀 교육 등의 복합적 문제점들 등이 탈북자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형준 교수는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했다. 남한에 들어 온 탈북자들 중 어린이들이나 젊은 사람들이 남한에서 초등학교, 중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를 다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이들은 앞으로 남한 사회 안에서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좋은 시민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고 남북한 사람들 양쪽을 연결시켜 주는 다리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하고, "그들의 부모들은 남한 사회에서 살아가기가 힘들지만, 자신들이 자녀들에게 남한에서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었다는 것에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며 "그것이 그들에게 있어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동안 탈북자들의 남한 사회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재평가하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탈북자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는 체계가 연구되고 있고, 시범적 시도들이 이루어 질 예정"이라며 "이들의 정착 지원은 단순히 정부가 나서서 이룰 수 없는 거대한 일이기에 교회 등의 종교기관들과 시민단체, 자원봉사자 단체들의 종합적인 협력과 노력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 했다.
이어 "통일 과정에서 북한에 큰 정치적 혼란이 오게 되면, 수 천에서 수 만 명의 대량 난민들이 발생하여 인근 국가나 남한에 난민촌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이에 대한 준비 역시 필요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 교수는 "진정한, 그리고 완전한 통일이란 남북한 사람들의 진정한 상호 이해와 협력, 포용과 공동의 노력을 포함하는 '사람의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지금 한반도는 통일에 대한 개념에 있어 '땅의 통일'을 넘어서서 '사람의 통일'을 향하여 변화해 가는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고 했다.
한편 전우택 교수는 현 연대의대 정신과 의학교육학과 교수로, 한반도평화연구원 원장으로 섬기고 있다. "사람의 통일을 위하여" "사람의 통일, 땅의 통일" "의학적 상상력의 힘" "인문사회의학"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