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아 안녕, 제자들아 잘 있어..." 수학여행 잘 다녀오겠다던 스승과 제자는 끝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어머니의 눈물은 마를 틈이 없었다. 작별 인사 한마디 없이 떠나는 이들의 무심함에 목놓아 이름을 불렀지만 돌아오지 않는 외침이었다.
사상 최악의 여객선 침몰로 희생된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과 스승 6명의 장례가 20일 안산지역 장례식장 곳곳에서 엄수됐다.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 이날 오전 5시 희생 학생 가운데 처음으로 장모(17)군의 발인식이 있었다. 유족과 단원고 학생 300여 명이 함께했다.
미처 꽃을 피우지 못하고 차디찬 바닷속에서 사투를 벌이다 끝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장군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담담히 아들을 보내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던 어머니는 결국 자리에 주저앉아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어머니의 오열에 일순간 장례식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장군과 같은 2학년4반 친구였던 안모(17)군도 뒤따랐다.
한 시간 뒤 치러진 안군의 발인식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누구보다 효자였던 안군이 "수학여행 잘 다녀오겠다"고 떠난 지 하루 만에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왔다는 사실이 어머니는 결코 믿어지지 않았다.
금새라도 아들이 돌아와 품에 안길 것만 같아 눈물도 흘릴 수 없었다.
마지막까지 제자들을 구조하고 끝내 변을 당했던 이 시대 참된 스승 2학년6반 담임 남모(35) 교사도 제자들과 함께 떠났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아들과의 마지막 미사를 마친 아버지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의연하게 아들의 빈소를 지켰던 아버지는 "사랑한다 내 아들. 잘가라 아들아. 장하다, 훌륭하다 내 자식"이라고 오열했고 장례시장은 일순간 눈물바다가 됐다.
2학년9반 담임 김모(26·여)교사의 아버지는 사고 당일(16일)이 생일이었던 딸을 차마 이대로 보낼 수 없다며 운구차량을 부여잡고 딸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제자들이 선상에서 깜짝 생일파티를 했었다"는 생존 학생의 얘기는 아버지에게 잊지 못할 고마움과 미한함으로 남았다.
"초원아, 초원아..." 아버지는 딸의 이름을 부르며 절규했다.
동안산병원과 온누리병원 장례식장에서도 유족과 친치, 친구들의 눈물 속에 2학년3반 전모(17)양과 2학년4반 김모(17)군의 장례식이 진행됐다.
이날 발인한 희생자들 가운데 5명의 시신은 수원연화장으로 옮겨져 차례로 화장된 뒤 성남 효원납골공원, 용인로뎀파크수목장 등지로 옮겨져 영면에 들어갔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날 수원연화장을 방문한 유족과 슬픔을 나누며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넋을 기렸다.
남모 교사의 시신은 청주 추모공원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