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일부 유족들이 추모공원 건립을 요구하면서 예정됐던 개별 장례 절차를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사고 발생 이틀 만인 지난 18일 숨진 채 발견된 이모(17)양의 유족은 20일 오전 8시부터 빈소를 차린 사랑의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 절차를 밟으려다 취소했다.
유족은 장례에 앞서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들과 수차례 만나 추모공원 건립과 임시 안장 장소 지원 등을 요구했고, 도교육청측은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이 뒤늦게 "건립에 2~3년 걸리는데다가 정부 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히자 유족은 계획된 일정을 모두 중단했다.
도 교육청은 대신 해운사가 든 보험을 통해 유골을 안장할 곳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양의 유족은 "생때같은 자식이 차디찬 물 속에서 시신이 돼 돌아왔는데 정부가 도대체 한 게 뭐냐"며 "사고를 막지도, 제대로 된 구조도 한 것이 없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잃어나지 않게 위해서라도 침몰 사고를 기억할 추모공원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양 뿐 아니라 고대안산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고 정모(17)군의 이날 발인도 비슷한 이유로 연기됐고 권모(17)·황모(17)·임모(17) 군 등에 대한 장례 일정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