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목소리가 가슴을 아프게 한다.
17일 저녁(음력 3월 18일) 모친의 기일로 인해 남골묘가 있는 경기도 안산의 한 공원 묘지에서 제사를 지냈다. 모친의 기일과 비슷한 날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가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특히 실종자와 사상자가 많은 단원고가 모친의 납골묘가 있는 '안산'에 있는다는 사실에 더욱 충격이 컸다.
이날 오후 서울에서 안산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도 승객들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온통 세월호 사고 얘기를 했다. 어린 자녀들을 아사가 이토록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 세월호 침몰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뭘까.
최초 477명-> 459명-> 462명->475명. CCTV 등을 점검해 17일 청해해운이 발표한 최종 탑승인원 475명이다. 이처럼 정확한 승선인원도 모르고 국민들에게 오락가락 발표만한 대한민국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현재 실종자, 사상자 등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여객선의 침몰원인에 대한 각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선장의 급선회부터, 빠른 유속과 조류 그리고 트럭, 트레일러, 승용차 등 수백 톤에 달하는 무게를 견디지 못해 침몰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지금까지 어떤 주장도 가능성일 뿐, 실제적 진실이 아닌 듯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면 밝혀지겠지만, 현재까지는 추측일 뿐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명구조였다. 정부는 한명이라도 더 인명구조를 서둘렀어야 했다. 대통령도 방문했고 국무총리가 상주해 지시를 하고 있다지만 인명구조는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과 실종자 가족들이 현지에서 지켜본 현실이 사뭇 다르기도 하다. 현지에서 이를 지켜본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 3일째에 드러서면서 울분을 토한 대국민 호소문을 18일 발표하기도 했다.
이 호소문을 보면 실종자 가족들이 (16일 오후) 도착시간 5시 30분쯤 진도 실내체육관 비상상황실에 와보니 책임을 지고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 주는 관계자가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들이 도착해 알고 싶은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었는데, 누구 하나 책임지고 말하는 사람도, 지시를 내려주는 사람도 없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차가운 물속에서 소리치고 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렸고, 행복관, 체육관 등 두 곳으로 나눠 책임자들과 현장 방문을 하고자 했지만 허사였다는 것이다. 민간 잠수부를 동원해 자원 요청도 했지만 배도 못 띄우게 하고 진입을 아예 막았다는 것이다. 흥분한 이들이 소동을 피우고 난리를 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을 보내달라고 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17일 실종자 가족들이 현장을 방문해 목격한 현장 구조인원은 200명도 안됐고, 두 대의 헬기. 두척의 군함. 두척의 경비정. 특수부대 보트 6대. 민간구조대원 8명 등이 구조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녁 9시 대한민국 재난본부는 인원 투입 555명. 헬기 121대. 배 169척 등으로 이들을 구출하고 있다고 거짓말 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국민 여러분 이게 진정 대한민국 현실입니까?'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우리아이들을 살릴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문을 마쳤다.
빠른 유속 등 구조의 여러움이 있는 것도 알지만, 관계부처는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정부는 한 사람의 국민의 생명이라도 지키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현실을 정확히 전달하고 실종자 가족들을 안심시키면서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또한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와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한다.
글ㅣ김철관 회장(한국인터넷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