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가 출신 무소속의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의 새 수장이 됐다.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으로 평가된 서울시장 선거 총력전에서 이른바 '시민후보'가 승리와 함께 정치권은 '빅뱅' 속 완전한 재편의 길로 내몰릴 전망이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 결과 박 후보가 53.40%를 획득해 46.21%를 얻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이겼다.
특히 박 후보는 출구조사에서 20대에서 69%, 30대에서 76%, 40대에서 67%의 지지를 얻는 등 20∼40대 유권자층에서 압승했고, 25개구 가운데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21개구에서 승리하며 완승을 거뒀다.
박 후보는 이날 안국동 캠프에서 당선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선택했다"며 "시민의 분노, 지혜, 행동, 대안이 하나의 거대한 물결을 이뤄내 승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국 11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부산·경남 민심의 가늠자였던 부산 동구 선거에서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가 승리한 것을 비롯해 대구 서구와 서울 양천구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이기는 등 한나라당이 8곳에서 당선돼 지방서는 한나라당이 승리했다.
이번 박 후보의 승리 원인에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민심의 열망이 분출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이처럼 시민세력이 기성 정치권을 사실상 심판함에 따라 현 정치질서는 대대적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더구나 서울시장 보선이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띤 데다 '기성정치 대 시민정치'의 대결 구도로 치러짐에 따라 대선가도는 예측불허의 국면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계 또한 한국기독교시민연합과 대통령을 위한 기도 시민연대 등 보수성향의 기독교 단체가 나경원 후보를 전면에서 지지하며 나섰지만 선거 결과에서 참패를 면치 못하면서 향후 교계에 던져질 파장도 작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박 후보를 지원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중심으로 제3세력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안철수 바람'의 강렬한 실체가 거듭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편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전체 유권자 837만4067명 가운데 407만81명이 투표해 48.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또한 재보선 전체의 평균 투표율은 45.9%로 역대 최고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