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없는 복지국가 건설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회복지대비 낮은 세금이 오히려 사회비용 대비 높은 빈곤율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실렙-카이저 교수와 프란 베넷 선임연구원은 지난 7일, 한국기자들에게 각국 복지 유형을 설명하면서 스웨덴과 독일 등 성공한 유럽 복지 국가들이 세금을 충분히 걷은 것과 달리 그리스와 스페인,이탈리아 등의 국가에서는 복지 수준보다 세금을 덜 걷음으로써 오늘날 사회적 비용 대비 높은 빈곤율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금을 더 걷어도 투명하게 밝히면 조세저항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렙-카이저 교수는 경제성장은 무한정 계속될 수 없고 재정운용 효율화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증세 없는 복지국가를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확대' 기조에 대해 "복지국가 실현을 목표로 한다면 증세는 불가피하며 그렇지 않으면 그리스 등과 비슷한 함정에 빠질 것"이라며 "경제성장이나 정부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증세 대체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추가 세수 확보 없는 복지 확대는 성립할 수 없다고 교수는 지적했다.
특히, 고소득층의 탈세문제가 심각한 한국의 문제를 지적하며 탈세해도 처벌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오마바 대통령의 사례를 참고하라고 말했다. 미국 오바마 정권은 연소득 100만달러 이상의 부유층에 최소 30%의 세율을 적용한 부자증세와 정부가 연기금에 손댈 수 없게 한 사례를 교수는 예로 들었다.
같은 대학교 베넷 선임연구원 또한 증세를 위한 투명성을 강조했다. 베넷 연구원은 "몇년 전 복지에서 왜 세금이 금기시 되는지를 연구하면서, 정부가 무슨 이유로 세금이 더 필요하고 어떻게, 얼마나 걷을 것인지를 명확히 밝히면 오히려 국민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부가가치세나 주세같은 간접세를 통한 증세는 납세자들 몰래 떼는 성격상 조세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