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경남 진주외국어고에서 학생폭력으로 학생 2명이 잇따라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뒤늦게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교육부는 13~14일 이틀 간 상황점검반을 보내 사건 경위와 실태를 점검한 결과 경남교육청이 보고한 사항 중 일부가 사실과 달라 심층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조사하게 됐다고 15일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경남교육청이 보고한 학교 폭력 발생원인 등에서 일부 사건 은폐·축소가 의심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감사범위는 1차 사망사고 발생 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조치가 제대로 취해졌는지 등 학생폭력 관련 사항뿐 아니라 의혹이 제기된 자율학교 지정과 운영비 지원 등이 적정했는지도 조사된다.
감사결과 위법·부당한 사항이 발견될 경우 관련자에 대해 공무원징계규정에 따라 감봉, 정직, 파면 등의 징계 조치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이날 열린 '학교폭력 업무담당 과장회의'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기숙사 운영학교 등 '취약학교 합동점검'을 실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합동점검 기간은 21~30일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3년 6월 현재 기숙사 운영 중고등학교는 모두 957개교다.
앞서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11시25분께 진주외고 기숙사에서 1학년 A(16)군이 2학년 선배 B(17)군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B군은 A군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배를 한 차례 걷어 찬 것으로 조사됐다.
진주외고에서는 지난달 31일에도 1학년생 C(15)군이 같은 학년인 D(15)군이 말대꾸를 한다는 이유로 폭행해 숨지게 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경남교육청이 지난해 교육부가 주관한 '제3회 학교폭력 예방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기관표창을 받은 바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모든 도민이 보안과의 역할을 수행하는 '꿈 나르미 보안관'을 운영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교육부는 우수사례로 선정한 이유를 '학교-지역-도단위의 종합적인 학교폭력예방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교육부가 진행한 공모전의 신뢰도에 먹칠을 하고 있다.
또 진주외고 이임선 이사장은 재선에 나선 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의 부인이다.
진주외고에서 최근 잇따라 발생한 학교폭력 사망사건을 학교와 교육청이 의도적으로 은폐했음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첫 학생이 숨진 사흘 후인 지난 3일 '경상남도상인연합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나누는 등 경남도교육감 재선에 나선 남편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사고수습을 소홀히 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