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이하 한기총)의 온전한 개혁과 정상화를 위해서는 정관과 운영세칙, 그리고 선거관리규정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이 문제는 오는 10월 28일 열리는 임원회와 실행위원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이에 본지는 이같은 여론이 일고 있는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보도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①현행 개신안이 가진 태생적 한계
②현행 개신안 내의 독소조항들
③정관 등 재개정, 앞으로의 전망은
한기총의 정관·운영세칙·선거관리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은 구성원들의 오랜 바람이었다. 달라진 위상과 규모를 반영하고, 금권선거를 타파하는 등 근본적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일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기총의 특별총회 후 처음 열린 공식 회의였던 임시총회에서는, 총대들이 인선에 불만을 제기하며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관 등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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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2010년 대표회장으로 재직했던 이광선 목사는 당시 변화와발전을위한특별위원회(이하 변발위)를 구성해 개혁안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임시총회까지 거친 끝에 운영세칙과 선거관리규정 일부만 개정했고, 정관 개정은 부결돼 충분한 제도 개혁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당시 이 전 대표회장은 “누군가 뒤를 이어 한기총의 개혁을 완수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광선 목사의 뒤를 이어 대표회장에 당선된 길자연 목사가 직무정지를 당해 한기총 행정이 오랜 기간 마비되면서, 개혁에 대한 공식 논의는 오랫동안 중단돼 왔다. 김용호 대표회장 직무대행이 개신안을 추진했으나, 앞선 기사들에서 언급했듯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못한 데다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정관 등을 정비하기에 적기라는 것이 한기총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한기총이 사상 최대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모든 이들의 마음이 하나되어 있고, 또 김용호 전 직무대행이 주도한 개신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있으며, 현 지도부도 그같은 여론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한기총이 다시는 지난 몇 달간과 같은 위기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온전한 법적·제도적 개혁이 절실하다.
게다가 한기총 구성원들도 현 정관 등의 문제가 무엇이고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미 이광선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재직한 2010년 초부터 지금껏 정관 등을 개정하기 위해 여러 차례 공청회와 회의를 거쳐오면서 논의가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기총 정관 등은 어떤 방향으로 개혁돼야 하는가. 많은 이들이 길자연-이광선 목사가 지난 6월경 발표했던 ‘개혁안’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개혁안은 ▲증경대표회장의 권위와 순수한 자문역할 강조 ▲대표회장 2년 단임제 - 피선거권의 제한 철폐 ▲총회에서 민주절차에 의해 자유경선으로 선출 ▲1차 투표에서 과반수가 나오지 못했을 경우, 다득점자 두 사람 중 결선투표에서 다득점자로 선출 ▲불법 금권선거를 원천 봉쇄하고 발본색출하여 영구제명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한기총 사태로 오랫동안 대립하던 길자연-이광선 목사가 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하면서 만든 안이기에, 대다수 구성원들의 의지와 바람이 잘 반영돼 있다. 당시 합의에 대해 처음에는 반대했던 범대위도 “2010년 변발위에서 만들었던 개혁안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지지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한기총 개혁 논의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28일 열릴 임원회와 실행위에서는 이 개혁안을 토대로 정관 등에 대한 개정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정관운영세칙개정위원회 역시 이 안을 골자로 해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이유를 들어 재정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첫째는 모든 총대들이 개혁의 의지를 담아 개정한 현 정관 등을, 왜 몇 달도 지나지 않아서 또 바꾸려 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한기총이 비상시국으로 인해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못했고, 독소조항들도 담겨 있는 정관 등을 그대로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개신안을 주도한 김용호 직무대행 역시 다음 총회 전까지 재정비해야 함을 역설했었다.
두번째는 특정인을 염두한 무리수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아직 정관 등이 어떻게 개정될지 초안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또 혹여 재개정하는 내용 중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임원회·실행위원회·총회 등을 거치는 동안 정당하고 합리적인 수단으로 의견을 표출하며 바로잡아나가면 되는 것이다.
길자연 대표회장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개인적으로는 무사안일하게 임기를 마치는 편이 낫다”며 “그러나 중병을 앓았던 한기총을 회복시키고 반석 위에 세워, 역사와 시대를 위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정관 등 법적·제도적 개혁이 시급하다. 또한 임시총회에서 정관 등을 개정해야 한다는 총대원들의 열망이 표출된 만큼, 이를 존중해야 하는 것이 대표회장으로서의 의무”라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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