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세 번 부인한 베드로, 그리고 그 후의 그의 고백.
베드로의 깊은 내면 심리를 엿볼 수 있는 극단 예배자(대표 김동철)의 뮤지컬 '게바'가 오는 26일까지 압구정에 위치한 소극장 바라아트홀에서 공연 중이다.
'게바'는 기독신춘문예 희곡 부문에서 당선된 원작을 각색하고 뮤지컬로 탈바꿈시켜 무대에 올리게 된 공연이다.
화려한 요소는 찾아볼 수 없지만 투박하게, 심장을 관통하는 감동의 메시지가 있는 작품이다.
예수님의 수제자에서 한순간 주님을 부인하는 배신자로 전락한 베드로의 속내가 궁금하다면 한번쯤 볼만하다.
이 작품은 성경 속 베드로 전·후서의 저자이자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순교한 수제자 베드로의 모습 보다는 약하고 부족한 한 인간 게바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 번이나 주님을 부인했던 베드로가 부활의 주님을 만나고 변화되어 과거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버리고 순교하기까지 겪었을 인간적 갈등. '게바'는 나약한 게바의 모습이 곧 나 자신이라고 보고 베드로를 통해서 어떻게 이 땅 가운데 부활 신앙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를 말하고자 한다.
원작자 진용석 대표(극단 창작집단 빛과 돌)는 "베드로의 고뇌가 곧 우리의 고뇌다. 이 공연을 통해 베드로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다 연약한 인간임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극단 대표이자 베드로 역을 맡아 열연 중인 김동철 대표는 "베드로의 고뇌는 곧 우리의 고뇌다. 이 작품은 멋진 베드로 보다는 약하고 부족한 인간 게바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세 번 주님을 부인하고 다시 돌아와 순교하는 과정 속에서 겪었을 인간적인 갈등을 나누고 싶었다. 세 번이나 주님을 부인한 베드로는 곧 나 자신"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원작자 진용석 대표를 심사했던 기독신춘문예 심사위원 최종률 장로는 "기독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중 이렇게 당선 직후 무대에 오르는 결실을 맺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매년 선에 든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사장되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부활절에 맞춰 뜻 깊은 공연 소식에 무척 기쁘다. 앞으로 나올 좋은 작품들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뮤지컬 '게바'의 등장인물은 코러스 1~5를 제외하고 베드로와 개(게바) 뿐이지만 극 전체적으로 탄탄한 구성을 보이고 있어 마지막까지 관객의 집중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뮤지컬 게바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은 곡의 중간중간 흐르는 노래에 있다. 전 곡이 서경찬 목사(맑은샘교회)의 재능 기부로 만들어졌으며 MR 대신 라이브 연주로 공연된다.
베드로와 대비되는 인물로 원작에는 없었던 마리아를 등장시킨 것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삶과 예배가 일치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자칫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복음적 메시지들을 감동과 재미를 통해 전하고 있는 극단 '예배자'는 올 해로 10주년 맞이했다. 지난 2013년 10월 공연된 '멎은 땅에도 바람은 분다'라는 창작극으로 관객에게 알려졌으며 10년째 기독교 공연 문화 사역을 이어나가고 있다.
'공연을 예배로 올려 드리는 것', '삶과 예배가 일치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는 문화선교단체다.
오는 26일까지 수·목 8시, 금 4, 8시, 토 3, 7시 주 5회 공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