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8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뜻을 묻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당대표실에서 김한길 공동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 정치 기본을 바로 세우고 정치를 개혁해야 한다는 원칙과 소신에는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고 전제하면서 다시 한번 당내와 국민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과 동지들의 뜻을 바탕으로 당내외 다양한 논란에 대해 종지부를 찍고 당 역량을 집중시켜 한길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국민과 당원이 선거 유불리를 떠나 약속을 지키는 정치에 대해 흔쾌히 지지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구체적 의견 수렴 방식과 관련, 당 지도부는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실시해 50%대 50%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공동대표가 자신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약속을 수정하면서까지 수를 둔데에는 지방선거 승리를 통한 당내 불협화음 진화의 의지로 풀이된다. '민심'과 '당심'을 다시 묻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당내 반발을 여론의 지지로 넘어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무엇보다 이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안한 영수회담 제의가 거부된 것도 안 대표의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해 '정면돌파' 입장을 고수하며 여권을 압박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무공천 재검토에 대한 당내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확산되면서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안 공동대표는 시종일관 무공천 입장을 고수했지만 당내 논란이 확산되면서 대표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내홍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준비에 있어 착실한 새누리당과 달리 공천 문제로 불협화음을 내는 당내 상황으로는 불리한 형세를 만들 것이며, 실제로 패하면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고 보고 선거승리를 위한 발판 마련이 시급한 것이다.
안 공동대표의 이번 제안으로 자신을 상징하는 '새정치' 이미지는 퇴색됐다는 평가다. 통합신당 탄생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무공천이 일단 재검토로 흔들리게 됐으며 당내 논란의 종지부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안 공동대표의 소신에서 후퇴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게 됐다.
한편, 이번 제안이 무공천에 대한 찬성 의견이 더 높을 것으로 보고 당 지도부가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이 일부 나오고 있다. 한 핵심 의원에 따르면 "대략 55대 45 정도로 무공천 결론이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공천을 지지하는 국민 여론이 더 많을 뿐 아니라 약 36만 명에 이르는 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투표도 국민여론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는 사전조사를 통해 무공천 지지 입장이 다수인 점을 확인하고 이날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