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방한하는 교황의 시복식 장소로 서울 광화문이 유력하다.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은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교황 방한에 따른 시복식 장소가 광화문으로 거의 결정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도심 한가운데라서 교황의 경호를 빈틈없이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복식이 윤지충(바오로)과 동료 123위를 위해 마련됐다. 경찰은 장소 선정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는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 방한했다. 1989년 교황 방한 때 여의도에는 요한 바오로 2세를 환영하는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렸었다.
시복식 장소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경찰 관계자는 "광화문 일대로 결정될 가능성이 90% 이상"이라며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경호계획을 짜되 이외 지역에 대한 계획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조만간 기획단(TF)을 꾸려 구체적인 경호전략을 세운다. 시복식 장소로 광화문이 결정되면 최소 35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경찰은 예상하고 행사장 주변에 문형 금속탐지기를 설치해 행사장 출입자를 통제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경호 조건이다. 광화문 일대는 고층 빌딩이 빼곡해 경호하는 입장에서는 최악의 조건이다. 시복식이 열리는 8월 16일이 주말이어서 세종대로 일대 빌딩이 비는 곳이 많겠지만, 빌딩을 모두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구체적인 경호 방법과 수준도 외부에 일절 공개되지 않는다.
교황의 스타일 또한 경찰에게는 고민이다. 경찰 관계자는 "방탄유리로 된 차량에 탑승해 이동하면 경호가 한결 수월할 수 있지만, 신도들과의 접촉을 즐기는 교황의 특성상 경호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당시, 교황이 명동성당으로 이동할 때 한 대학생이 장난감 딱총을 두 발 쏘며 교황이 탑승한 차량으로 뛰어들어 경찰이 위협사격을 하며 체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