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 횡령·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 강덕수(64) 전 STX그룹 회장이 15시간 가량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5일 0시 15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온 강 전 회장은 '정·관계 로비 리스트에 대해 인정했나'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전혀 그런 적이 없다. 출장이 반 이상 되는 사람이 로비할 시간이 없다"고 부인하며 서둘러 차량에 탑승했다.
검찰은 조만간 강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이날 강 전 회장을 상대로 수천억원대의 분식회계 및 수백억원대의 횡령 의혹 등을 확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회장은 STX중공업의 자금으로 재정난에 빠진 다른 계열사의 기업어음(CP)을 매입하거나 연대보증 등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회사에 2400억여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를 받고 있다.
강 전 회장은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 700억~8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와 함께 수년 동안 1조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강 전 회장의 개인 비리 혐의와 관련해 횡령 금액 일부가 정·관계 로비 자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전 회장이 강 전 회장의 횡령·배임 및 정·관계 로비 의혹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다음주 중으로 이 전 회장을 소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