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개발사 모질라(Mozilla)의 신임 CEO 브랜든 아이크(Brendan Eich)가 전통결혼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자신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입장을 밝혔다.
자바스크립트 창시자이기도 한 아이크는 지난 2008년 캘리포니아 주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를 막기 위해 결혼의 정의를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으로 명기하기 위한 개정법안(프로포지션 8)을 지지하고 이를 위해 기부를 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많은 동성애자 권리 옹호단체들은 지난 주 신임 CEO로 확정된 아이크를 향해 거센 비판을 제기하며, 모질라에 대한 보이콧 운동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모질라 직원들 일부 역시 아이크가 프로포지션 8을 지지한 이상 그를 신임 CEO로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아이크는 최근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동성결혼을 반대하고 전통결혼을 지지한 것은 자신의 개인적인 신앙에서 비롯된 행동이며, 자신을 이러한 신앙의 실천을 모질라에 소속된 직원으로서의 공적인 행동과는 구분해 왔다고 밝혔다. "나는 모질라 밖에서 내 신앙을 지키는 일을 했고 이는 회사 안에서는 회사의 사명과 관련된 일만을 한다는 우리의 행동규범과도 일치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모질라 직원들과 행동가들의 비판은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상으로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있다. 시드니 모이어는 "나는 모질라 직원이고 브랜든 아이크를 우리의 문화와 사명을 이끌 CEO로 임명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브랜든, 부디 사임해주길 바란다"고 썼다.
크리스 맥어보이는 "나는 모질라를 사랑하지만 이번에 크게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브랜든, 당신은 다른 곳에서 일할 능력이 있으니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기업으로 가주길 바란다"며 역시 그의 사임을 촉구했다.
아이크에 대한 비판이 모질라에 대한 보이콧 운동 촉구로까지 이어지자 회사측은 아이크의 개인적 신념과는 무관하게 성정체성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에 대한 포용을 추구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모질라는 "우리의 사명은 웹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더 힘을 갖게 되고, 더 큰 포용력과 정의를 누리게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질라는 성적 소수자들의 결혼할 권리를 포함해 모든 이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지지한다. 모든 사람은 누구를 사랑하는지에 상관없이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를 지니고 있다"고 공식 블로그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아이크의 전통결혼 지지를 옹호하는 보수주의자들의 수도 상당하며, 이들 역시 모질라가 그의 개인적 신앙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보이콧 운동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미국의 영향력 있는 보수준의 운동가인 로버트 조지(Robert P. George)는 종교자유를 지지하는 모든 이들이 아이크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서 모질라를 대상으로 보이콧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질라 직원들은 나와 여러분 같은 사람들이 회사의 직원이 되기에는 도덕적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이크는 아직 사임하지 않았지만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으며 전통결혼을 지지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그의 '죄'는 용서받지 못할 지경에 이른 듯하다"고도 지적했다.
조지는 "나는 이미 내 컴퓨터에서 파이어폭스를 삭제해버렸다"며, "내가 그들에게 도덕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면, 나는 그들의 제품을 쓰기에도 도덕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것이다. 복음주의 교인, 동방정교회 교인, 몰몬교인, 유대교인, 무슬림을 포함해 결혼을 한 남성과 한 여성의 신실한 결합이라고 믿는 모든 사람들은 그들에게 도덕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것이다. 나는 이 모든 사람들에게 나와 똑같은 일을 할 것을 권한다"고 보이콧 운동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