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공백기를 가졌던 이장호 감독이 복귀 소감을 알렸다.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시선'의 언론·배급 시사가 열렸다. 언론시사회에는 연출을 맡은 이장호 감독과 배우 오광록, 남동하, 서은채가 참석했다.
'시선'을 연출한 이장호 감독은 지난 1974년 '별들의 고향'으로 영화계에 데뷔해 '바람 불어 좋은 날', '무릎과 무릎 사이' 등의 대표작을 선보여온 충무로의 산 증인이다. 올 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이장호 감독이 지난 1995년 '천재 선언' 이후 19년 만에 선보이는 복귀작이기도 하다.
이날 이장호 감독은 지난 공백기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이장호 감독은 "오래 걸려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된 사정에 의지라든지 본의가 있었던 건 아니다. 강제로 내가 영화를 만들지 못하는 숙명적인 내리막길이 있었다. 그 내리막길 동안 지난 시절 만들었던 영화를 부정할 수밖에 없는 그런 입장이 됐다.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아 훈련을 했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에 만들었던 영화들은 어떻게 보면 영화감독의 이기적인 돈벌이, 인기, 명예를 얻기 위한 작업이었다. 그 대상이 바로 관객이 인질이 되는 영화들이었는데 이를 부정하게 됐다"며 "관객들의 삶의 입장에서, 영혼의 입장에서 이익이 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내 시각이 바뀌었다. 삶을 보는 시선, 세상을 보는 시선에 대한 변화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오랜 시일 끝에 내리막길에서 얻은 미션이고, 이 영화가 그 미션의 숙제를 푸는 첫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시선'은 가상 국가 이스마르로 기독교 선교 봉사 활동을 떠난 9인의 한국들이 이슬람 반군들에게 납치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세속적인 통역 선교사 조요한(오광록 분)과 8명의 기독교인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선택을 강요당한다. 오광록을 비롯해 남동하·김민경·이영숙·서은채·홍성춘·이승희·이호·故박용식 등이 출연했다. 오는 1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