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빈 교수(장신대, KPI 부원장)가 "통일에 있어 분단 이데올로기에 의한 기존의 해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통일에 대한 이론적 근거는 이데올로기가 아닌 복음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통일과 기독교의 역할' 포럼에서, 평화통일의 이론적 근거를 위해 성경의 메시지가 절실하며 이를 통해 기독교가 구체적인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통일은 준비하는 교회의 역할'이라는 발제에서 "무엇보다 우리는 분단 이데올로기에 의해 영향 받았던 기존의 해석의 틀에 벗어나야 한다"며 "하나님께서 원하는 통일조국의 모습과 거기에까지 이르는 과정에 대해서 성경적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평화통일을 위한 신학적인 토대 구축으로부터 추론되는 통일 공동체 비전은 남북 분단의 파괴적 현실에서도 우리의 이웃으로서 북한 주민들을 생각나게 한다"며 성경은 포괄적 통일 비전과 방법론을 우리들에게 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통일이란 신앙인들의 과제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 교수는 신앙인들이 통일을 위한 이론적 근거를 기독교 신앙에서 찾아, 구체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적 통일이란 매우 어렵운 과제라는 점을 전제로, 진정으로 평화로운 통일을 위한 사상적 근거는 화해로 상징되는 기독교 복음의 핵심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임 교수는 통일이란 감상적 접근으로는 실현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은 입술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눈물을 흘리며 부른다고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일에 대한 비관적 현실인식도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 교수는 "이러한 회의론은 맹목적인 환상적 통일지상주의보다 현실적"이라며 "평화통일은 분명한 현실인식으로부터 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안주하는 모습은 잘못이라고 임 교수는 경계했다. 그는 평화통일이라는 이상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역사적, 민족적, 사회문화적, 정치경제적 관점에서도 볼 때 통일은 너무나 많은 갈등과 대립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통일이란 너무나 벅찬 현실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통일준비는 신앙적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족의 숙원은 통일이지만 통일에 대한 돌파구는 찾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그는 통일이란 신앙적 차원으로 승화될 때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임 교수는 "통일을 기대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정치경제적 조건이 아무리 열악하더라도 하나님의 주권과 사랑의 사상은 통일을 준비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신앙인이기에 '하나님이 통일을 바라시는가'라고 물었을 때, 대답은 '하나님은 통일을 원하신다'였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통일에 대한 신앙적·신학적 정당성이 뒷받침될 때, 신앙으로서의 통일준비가 그 정당성을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임 교수는 ▲성경에서 제시하는 형제간의 화해 사상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의 계명 ▲분단의 현실에서 발생하는 비극이 성경에서 말하는 인간의 존중 사상과 대치된다는 점 ▲하나됨으로 온전한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성경의 가르침 ▲성경의 평화사상과 이웃사랑의 계명 등이 성경에서 찾을 수 있는 통일의 당위성이라고 밝혔다.
임 교수는 통일에 대한 신앙적·신학적 정당성이 뒷받침 된다면, 그 신앙의 깊이와 넓이로 인해 우리의 책임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성경적 메시지와 윤리 기준은 현상에 안주하지 않기에, 통일운동에 나서게 되는 책임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자기 나눔, 이웃 돌보기, 공동체를 형성하는 사람으로 요약되는 '삼위일체적' 윤리기준은 남북 분단의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인 통일운동에 나서게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러한 신앙적 메시지를 바탕으로 ▲통일공동체의 역사적 비전 ▲사회문화적인 이질감의 극복 ▲정치경제적 통합을 위한 노력 ▲세대별 통일인식의 차이 극복과 통합의 과제 등을 노력해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