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건설경기 침체로 56년 전통의 벽산건설이 사실상 파산했다. 벽산건설을 비롯한 국내 중견건설사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1958년 창업해 업계 35위로 오른 벽산건설은 56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1일 벽산건설에 대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확정된 경우 반드시 파산선고를 하도록 정한 법률에 따라 법원은 조만간 벽산건설에 대해 파산을 선고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벽산건설은 회생계획 실시 이후에도 건설경기 침체와 신용도 하락이 계속돼 매출액이 급감하고 있고 영업이익도 계속 적자를 내고 있다."며 "회사 측이 파산을 결정한 상황이고 이해관계자 또한 이견이 없는 것을 안다"고 설명했다. 벽산건설은 회생채권도 변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에도 한국거래소는 벽산건설에 대한 상장폐지 진행을 밝혔다. 이는 2013년도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이 '의견거절'임을 공시한데 따른 것이다. 현재 거래소는 벽산건설의 주권이 상장폐지기준에 해당됨에 따라 상장폐지절차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또한, 이날 파산과 상장폐지가 동시에 이뤄진 점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심사할 것임을 밝혔다.
벽산건설은 건설경기 침체로 유동성 위기를 겪자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하지만 약정을 이행하지 못하고 2012년 7월에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위기극복을 위해 인수합병을 통한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3차례 모두 인수자의 자금조달 등이 불발되면서 모두 실패했다.
업계 35위인 벽산건설의 파산으로 중견건설사의 줄도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시공능력 50위권 내 기업이 파산으로 증시에서 퇴출되기는 지난 2001년 동아건설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벽산건설처럼 현재 법정관리 중인 10여개 중견건설사도 인수합병 등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법정관리 중인 쌍용건설도 감사보고서 제출기한인 지난달 31일까지 자본전액잠식 사유를 해소하지 못해 오는 2~10일 주식 정리매매기간을 거쳐 11일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군인공제회와 채권단간 갈등 등으로 상장폐지는 예고된 상태였다"며 "현재 국내 현장들이 타절(중단)없이 정상 진행 중이고 주력인 해외사업 경쟁력 또한 여전해 회생계획 인가가 나면 M&A 등을 통해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쌍용건설은 오는 6월 법원에 회생인가가 나오면 국내외 영업활동과 인수합병에 나선다.
동양건설산업은 전날까지 50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상장폐지가 불가피한 상태다. LIG건설도 지난해 5월부터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2차례 모두 불발됐다. 남광토건과 우림건설 등도 인수합병을 추진 중이지만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기업은 하루하루 생존의 고비를 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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