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다. 일기예보를 통해 미세먼지와 황사가 예보되고, 바깥 출입을 신경쓰는 때다. 국내외적으로 이를 대비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피해 예방·정책마련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현황과 예방법 개선에 대해 언급됐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장재연 교수는 미세먼지 예방을 위해 쓰는 마스크가 호흡기·심장 질환자, 임산부에게는 오히려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만 제한적으로 마스크를 권하고 있다"며 "아무런 기준, 주의점 없이 무조건 마스크를 쓰는 것은 건강 취약계층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쓰는 마스크는 너무 헐렁해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마스크를 착용하면 평소보다 숨 쉬는 것이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폐포에 깨끗한 공기가 유입되고 나쁜 공기가 배출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외국의 사례를 들며 "외국 의학회는 2-3기 임산부의 마스크 착용을 권하지 않고 있으며 호흡기질환자는 마스크를 착용하려면 의사와 상담을 받도록 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생활수칙 전반에 대한 과학적·의학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 규모가 기관에 따라 수만명에서 수천명으로 차이가 커서 정책의 신뢰성을 훼손한다"면서 "미국처럼 질병관리본부·환경부가 국가환경공중보건 추적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토론회에서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 홍유덕 과장은 "현재 수도권의 미세먼지(PM10)의 오염도는 개선 중이지만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비 2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들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전국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가 증가하는 점을 들며 "이에 따라 대기오염 물질 배출 사업장 관리 강화 등의 대책을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청 기후환경본부 기후대기과 최영수 과장은 "서울시 미세먼지 농도는 중국 베이징보다 낮고 일본 도쿄보다는 1.6∼2.1배 높은 수준"이라며 "지난해 10월 초미세먼지 경보제를 시행한 데 이어 취약계층에 황사마스크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는 중국 베이징시와 미세먼지 공동대응에 합의한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3일 중국을 방문해 왕안순(王安順) 베이징(北京)시장과 면담한다. 그는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 질 관련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로 약속하는 합의문을 체결한다. 합의문에는 대기오염이 한 도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동북아시아 공동의 문제로 도시 간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긴다. 박 시장은 "이번 방문은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등으로 시민 불안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일회성 만남이 아닌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와 함께 4월에 주의해야 하는 것은 황사다. 이번 황사의 경우 매우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에 따르면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기상국은 "이달 네이멍구 대부분 지역의 강수량이 1㎜에도 못 미치는 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1961년 기상관측 이래 3월 강수량으로는 가장 적은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멍구는 우리나라 황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황사의 발원지이다. 기상국에 따르면 이 지역의 이달 평균 강수량은 0.5㎜로 예년보다 4.6㎜가 적고 이달 평균 기온은 예년보다 2.2도가 높은 영하 1.1도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가뭄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53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봄철 황사가 빈발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황사가 예비되는 만큼 질병관리본부는 개인건강 관리로 황사로 말미암은 건강피해를 최소화해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호흡기질환자와 노약자, 어린이 등은 외출을 삼가야 한다. 부득이 외출해야 할 때는 황사 마스크를 착용하고, 천식 환자는 기관지 확장제를 휴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일반인도 황사 예보와 특보 발령 때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낫다. 안과질환(결막염), 호흡기질환, 피부질환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을 충분히 마시며, 바깥에 나갈 때는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쓰고, 외출 후에는 양치질하고 얼굴과 손, 발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질병관리 본부는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