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6일 새벽 평양 북방에서 동해 쪽으로 노동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평양 북방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오전 2시35분과 45분에 탄도미사일 1발씩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군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오늘 새벽 평양 북방 숙천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은 각각 662㎞, 645㎞를 날아가 모두 JADIZ 내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거의 정동쪽을 향해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동해 상 일본방공식별구역인 JADIZ 10여㎞ 안쪽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한은 이번에도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 않고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발사시점 전후로 미사일 궤적 주변을 비행하는 항공기는 없었지만 항행금지구역 미선포는 국제적 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간에 맞춰진 점에서 주목된다. 한미일 3국 정상이 북한 핵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에 정면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노동 미사일은 사거리가 1천200㎞에 달해 주일 미군기지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이 미사일은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탑재해 발사할 수 있다. 노동 미사일발사는 지난 2006년 7월과 2009년 7월에 이어 3번째 발사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300mm 신형 방사포와 스커드 미사일, 프로그 로켓 등 90발을 잇달아 발사하면서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이번 미사일 발사는 핵안보정상회의 계기에 각국 정상이 조속한 북핵 폐기 필요성을 강조한 상황에서 안보리 결의를 거듭 무시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로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미사일 발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사용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 1718호, 1874호, 2087호, 2094호 위반이라면서 "정부는 동맹국과 우방국, 안보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번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도 당혹해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관련 보도를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현재 국면에서 관련 국가들이 국면을 완화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하면서 지역의 평화·안정을 함께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최근 북한이 발사한 것이 단거리 미사일 위주였던데 반해 이번에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서 금지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650km까지 미사일을 보냈다는 점을 거론하며 중국도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