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John Wesley)의 교회사에 나타난 논란자들, 또는 이단들에 대한 평가를 통해 한국교회 이단 판단이 신중하고 이성적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교회사학회·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는 22일(토) 횃불트리니티대학교에서 "교회사 속에 나타난 정통과 이단"이란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박창훈 교수(서울신대)는 분과발표를 통해 "존 웨슬리 신학의 급진성, 이단에 대한 '관용적'(catholic) 이해"라는 주제로 발표했는데, "역사적으로 연구된 웨슬리에게는 교회사에 나타난 논란자들, 또는 이단들에 대한 평가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대범하고 분석적인 모습이 있다"고 이야기 했다.
박창훈 교수에 따르면, 웨슬리는 전통적으로 이단으로 분류되는 이들, 몬타누스, 펠라기우스, 세르베투스, 재세례파 등의 이단에 대한 이해에서 급진적이며, 그만큼 관용적인 이해를 가졌는데, "그들 가운데 경건한 신앙인의 모습을, 교회의 갱신과 성령의 사역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을, 그리스도인의 성결을 위한 하나님의 은혜와 완전의 교리와, 그리고 성서적 교회의 이상을 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웨슬리 자신이 이상에서 언급한 이단들의 요소가 있다고 비난을 받고 있었다는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교수는 "이단들에 대한 급진적인 이해는 바로 자신의 메소디스트 운동에 대한 변증에서 시작됐다"고 말하고, "종교의 문제에 있어 다른 의견에 대한 판단은 이성적이어야 하며, 편협한 믿음이 아니라 관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러한 관용정신을 통해 기독교 연합의 외연을 넓힐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했다.
박창훈 교수는 "종교적 체험을 통해 교리가 형성되었음을 기억하면서, 종교적인 문제에 대한 의견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자신이 성서적 구원의 길(Ordo Salutis)을 걷고 있다면, 즉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올바른 마음이 있다면, 다른 신앙의 표현에 대해 더 관용적일 수 있다"며 "이단이라고 잘못 정죄하여 하나님의 사역을 방해하는 것 자체가 더 큰 죄악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통적으로 이단의 식별이나 판별에 대해서 권위에 의존했는데, 웨슬리는 국가교회의 결정에 공권력을 동원하여 강제적으로 굴복시키는 시대의 마음으로, 이단을 판단하는 것은 더 이상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자각이 있었다"면서 "교단, 신학자, 단체 등을 통한 이단 식별이 대상의 본질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감정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결과와 상처를 가져오는 무자비함이 있었다"면서 "신학논쟁은 평화로운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웨슬리의 이단에 대한 '의견'에서, 아우구스티누스와 칼빈의 노선과 의연하게 구별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밝히고, "예정과 선택의 교리가 웨슬리가 주장하는 그리스도인의 성결, 완전으로 향하는 길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 그들이 이단으로 정죄했던 사람들을 다르게 평가하고 있다"며 "웨슬리의 신학은 기존 정통신학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급진적인 면이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고 그렇게 영국 국교회를 변화시키려는 개혁가의 의연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고 평했다.
그는 "웨슬리가 궁극적으로 자신의 부흥운동을 통해 초대교회 공동체를 따르려고 했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데, 자신이 열광주의자나 분열주의자 등으로 비난 받았기에 교회사에서 이단으로 정죄된 사람들의 억울한 사연에 더 관용적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공감을 통해 타락한 교회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갱신의 공동주제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라 했다. 이어 "사람을 살리는 일에 참여하는 변화된 신자들의 삶과 공동체를 통해 기독교가 진리임을 변증하는, 가장 근본적인 자세로 돌아가는 것만이 위태로운 기독교의 위상을 제고하는 길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김창선 교수(장신대)와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가 각각 "신약성경에 나타난 정통과 이단", "한국교회의 정통과 이단"이란 주제로 주제강연을 했다. 또 공성철 조병하 최덕성 이상조 퓨리턴 소요한 박상봉 장문강 유정모 배본철 설충수 교수 등이 분과별 주제발표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