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독교윤리실천의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에서 개신교의 신뢰도가 19.4%로 가톨릭(36.7%), 불교(35.2%)보다 못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손봉호 교수는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윤리적 실패'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2일 오전 7시 30분 강남 감람교회(담임 이기우)에서 진행된 '강남포럼'에서 강연한 손봉호 교수(나눔국민운동본부대표·고신대 석좌교수)는 '한국교회의 윤리 문제'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한국 교회는 지금 사회의 불신을 받고 심지어 세상의 조롱꺼리가 되고 있으며, 교인과 교회의 숫자가 줄어지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며 "정직하지 못하며 공정하지 못해서 사람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복음의 '증인'이 믿을 만(충성)하지 못해서 전도가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며 "이런 윤리적 실패의 원인은 신앙의 무속화, 자본주의적 경쟁, 차세중심주의적 세계관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심령이 가난하고 의를 위하여 가난해지는 것이 축복이란 성경적 기준이 확립되어야 할 것'과 '탐심은 우상숭배(엡5:5, 골3:5)란 사실을 철저히 인식해야 할 것', '부정직과 불공정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열심히 노동하고 철저히 절제할 것(innerweltliche Askese - Max Weber)'을 권면했다.
그는 "한국 교회는 한국적 세계관을 결정하는 무속신앙을 충분히 극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자체가 무속화하고 말았다"며 "한국 교회 대부분은 성경이 가르치는 복 대신 무속종교가 가르치는 돈, 명예, 권력 같은 세속적인 성공을 복으로 착각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교회성장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철학, 번영신학이 한국교회의 실제적인 신학이 되고 말았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만 하면 하나님의 복을 받은 것으로 착각하여 성경의 윤리를 소홀히 했다"고 했다.
또한 "교인의 수와 연보의 액수, 예배당의 크기와 교회 재산이 목회 성공의 잣대가 됐다"며 "하나님의 영광이나 복음전파보다는 세속적인 가치로 교회끼리 경쟁하는 부끄러운 상황이 정상적인 것처럼 인식되고 말았다"고 보았다.
그 결과 '하나님 나라' 보다 '우리 교회'가 절대적인 자리에 서게 되는' 문제도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손 교사는 "대부분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우리교회 우상'을 섬기게 됐다"며 "성경에 대한 엄격한 순종은 교회의 수적 성장의 거침돌이기 때문에 강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지적한 것은 '차세중심적 세계관'이다. 손 교수는 "유교, 무속, 자본주의는 초월 신도, 내세도 중요시하지 않고 철저히 차세중심적이다"며 "한국 기독교는 차세중심적 세게관을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차세중심적이 되어'출세하여 이름을 날리는 것' (立身揚名)이 기독교가 가르치는 '구원'이 됐다"고 했다.
그는 "절대 신을 믿어야 '마음속의 경찰'(police within)을 두려워하므로 거짓말을 할 수 없고, 내세를 인정해야 철저한 인과보응을 받을 것이므로 정의롭게 행동할 수 있다"며 "그래서 초월신도 내세도 인정하지 않는 유교나 무속종교를 가진 사회(한국, 중국, 대만)의 도덕적 수준은 경제, 문화, 교육 수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손봉호 교수는 "이런 이유들 때문에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생활은 심히 왜곡되어 있다"며 "믿음은 있으나 믿음에 따라 실천하지 않고 성경적인 삶을 살지 않는다"고 말했다.
덧붙여 "율법의 의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받는다는 교리가 이런 왜곡을 정당화하고 있고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란 가르침은 무시되고 있다"고 했다.
손 교수는 "이런 원인들을 제거해야 한국 그리스도인의 삶은 성경적이 되고 사회의 불신도 극복할 수 있다"며 "철저히 정직하고 공정하며 부지런히 일하되 절제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이다"고 강조했다.
강남포럼은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목회자들이 친목을 위해 시작한 모임으로, 지난 1월 25일부터 격주로 '원로에게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제1회 포럼을 진행해 이날로 마치고, 오는 10월 ' 공감, 공동체, 공공성'이란 주제로 제2회 포럼을 진행한다.
제1회 포럼 강사로는 김상복 목사(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김경동 명예교수(서울대 사회학과), 전가화 목사(전 믿음의집교회), 은준관 목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총장)가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