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과 성공회, 그리고 이슬람이 전 세계 노예 자유화를 위해서 협력을 약속했다.
각 종교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은 최근 바티칸에 모여서 '글로벌 프리덤 네트워크(Global Freedom Network)'의 창설을 위한 공동 협정서에 서명했다. 새로운 네트워크는 21세기인 오늘날에도 세계의 많은 곳에서 존재하고 있는 인신매매와 노예제도를 향후 10년 안에 근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톨릭 지도자인 마르첼로 산체스 소론도(Marcelo Sanchez Sorondo)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신해 "우리는 앞으로 현대의 노예제도를 명백한 범죄로 규정할 수 있는 법을 국가 차원과 국제사회 차원에서 만들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소론도 주교는 이 협정서에 가톨릭측을 대표해 서명했다.
성공회에서는 데이빗 목슨(David Moxon) 뉴질랜드 대주교, 이슬람에서는 이집트 알아즈하르 수니이슬람센터(Al-Azhar Sunni Islam center) 대표 이맘인 마흐무드 아자브(Mahmoud Azab) 박사가 참석해 협정서에 서명했다.
바티칸은 "오늘날 3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인신매매로 인해 노예의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글로벌 프리덤 네트워크의 창설을 통해서 이들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한 일에 세계 종교가 더욱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은 각국 정부가 노예제도를 근절하기 위한 국제적 기금을 만들고 대형 기업들도 이를 위한 일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 사회의 노예 문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이래 수차례 교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로 언급한 바 있다.
교황은 지난 1월 180개국 대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연설하며 "아직도 많은 어린이들이 병력으로 이용되고 무력충돌의 희생자가 되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다. 이 어린이들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극심한 범죄인 노예제도 아래에서 돈을 주고 거래되거나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인신매매와 노예제도는 세계 개신교 지도자들에게도 주요한 세계 현안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 목회자이자 국제 복음전도 집회인 패션 컨퍼런스(Passion Conference)를 이끌고 있는 루이 기글리오(Louie Giglio) 목사는 수년간 노예 근절을 위한 운동인 '엔드 잇(End It)'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이 캠페인은 특히 기독교 청년들에게서 높은 지지와 호응을 얻고 있다.
기글리오 목사는 "젊은 세대는 이 세계를 선한 의지에 따라 변화시키는 일을 하기 원한다. 이것은 기독교의 핵심 메시지이기도 하다"며 "우리는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이들을 위한 목소리가 되어야 하고 이것이 우리 젊은이들이 전 세계에서 외치고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