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자극 받은 한기총, 교회연합 토론회 개최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한영훈, 이하 한교연)이 지난6일(목)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한국교회연합운동 대토론회' 이후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이하 한기총)도 20일(목) 동일한 장소에서 비슷한 주제로 "한국교회 대통합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별히 한교연 대토론회에서 김재성 박사(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와 박명수 박사(서울신학대학교 교수) 등 신학자들이 발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한기총 대토론회에서도 도한호 박사(전 침신대 총장)와 예영수 박사(전 한신대 대학원장), 유흥옥 박사(성결교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나채운 박사(전 장신대 대학원장) 등 신학자들이 발표했고 박명수 박사는 한교연에 이어 한기총 행사에서도 다시 한 번 발표자로 나서기도 했다.
첫 발제자 도한호 박사(조직신학)는 "한국교회의 일치와 화합을 위한 제안"(교리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한국 선교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같은 날 같은 배를 타고 동시에 제물포 항구에 뛰어내릴 때부터 경쟁과 시샘 같은 것을 초월해서 손잡고 주의 일을 하자는 무언의 약속이 있는 듯 했다"며 "실제로 초기 선교는 모든 교파가 연합해서 협동하는 본보기를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나 다음 세대의 한국교회는 시작할 때 가졌던 아름다운 협동과 양보에도 불구하고, 후일 사소한 성경해석과 교리 및 직제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다소 배타적인 교파주의적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도 박사는 "교파주의는 교리와 해석의 차이를 다른 것이 아닌 틀린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피차에 갈등 구조를 형성하는데 일역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도한호 박사는 "한국교회가 경험한 갈등과 분열은 어떤 면에서는 일종의 성장통과 같은 것"이라고 보고, "한국에서 신학이 형성되던 시기야 말로 모든 교파 신학자들이 특정 계파나 교파의 신학을 주장하지 않고 보수 진보를 불문하고 학문적으로 협력하고 서로 인정하고 수용했다는 점에서 '신학적 관용'이라는 이상이 실현됐던 시기였다"고 평했다.
도 박사는 연합과 일치의 가능성을 '구원론'에서 봤다. 그는 "대부분 개신교 교파의 구원론은 회개와 믿음을 구원의 조건으로 간주한다"고 말하고, "구원이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의한다는 견해와 인간의 선택적 결단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견해는 대립되는 두 개의 각인 것은 분명하나, 교회가 교파나 개인에게 양자 중 하나의 선택을 강요하거나 다른 견해를 적대시 하지 않고 '다른 해석'으로 수용할 수 있다면 교리적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한국교회의 잘못된 이단 정죄 문화 비판
특히 도 박사는 "한국교회가 교단 간 공존공생 하던 선교 초기의 아름다운 협동정신을 되찾고 밝은 미래를 기약하기 위해 서둘러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이단 문제"라고 지적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자의 '상식적인' 제안을 상제하면서 한기총은 참여 교파뿐 아니라 명실공히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기구로써 이단을 규명하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그러한 기준에 다라 이단이 분명한 단체에 대해서는 거 교단적으로 단호하게 대처하고, 과거에 이단에 속해 있었으나 회개하고 돌아오는 이들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검증 절차를 거쳐 포용해서 불필요한 논쟁과 시비를 종식시키라"고 요구했다.
유흥옥 박사는 아예 "이단 전문가들의 횡포, 한국교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단 사냥꾼들이 자기 비위를 거스린다고 거짓과 모략으로 이단으로 덮어 씌워 정죄만을 일삼고, 정죄된 자에게는 그 누구도 풀 수 없고 자기들만의 집단만이 전유물인 것처럼 교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박사는 "역사적으로 정치와 경제, 사회와 종교계가 흔들릴 때 이단자들이 많이 나타났다"고 말하고, "오늘날 한국교회는 교단 안에서도 사분오열로 편 가르기를 하고 초교파적 연합활동을 하면서도 분리되어 상대방을 비방하면서 정죄해 너무 많은 단체들이 나타났다"며 "그 교권을 등에 업고 너무나 많은 이단 전문가들의 단체들이 나타나 이단 감별사라는 이름으로 만든 이단들은 200여 개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채운 박사도 "한국교회와 나라사랑"이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단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교회 분열과 연합회 분열에 더해, 이단사냥꾼 소위 이단감별사들은 거짓된 조작과 금전 거래로 교계를 완전히 인격살해의 장으로 그리고 예수님 당시 성전을 돈 바꾸는 시장바닥으로 바꿔 놓았다"고 했다.
이어 "이단사냥꾼들은 이단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을 억지로 이단 짓 하라고 밀어붙여서 교단적인 배경을 업고 인격살해를 서슴없이 하고 있으며, 정직하게 신학사상검증을 하는 교수들을 이단 옹호자로 매도해 버리는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나 박사는 "소위 이단감별사들은 공산주의자와 좌경운동권이 애용하는 갈등이론(conflic theory)을 사용해 선량한 목회자들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갈등이론은 "문제가 됐으니 문제"라는 이론이다.
나 박사는 이단감별사들이 ▶조직하기 ▶학습하기 ▶행동하기 등 3가지 방법을 사용한다고 했는데, 자신들이 조직체를 만들기도 하고, 노회와 총회의 조직을 이용해 공격의 대상자를 이단으로 매도함으로써 인격살해를 자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습하기는 공격대상자의 결점이나 실수를 철저히 학습 연구하고 거기에 왜곡 조작한 사실을 부가해 공격하는 것"이라며 "행동하기는 마치 전도를 하듯이 열심히 공격대상자의 이단성과 사이비성을 매스컴이나 인터넷에서 공격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나 박사는 "그러면서도 그들은 교만에 차서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고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자부하며 자랑한다"고 했다.
한국교회 분열의 원인 분석하고 대안 내놓아
그러나 나채운 박사는 한국교회의 분열 문제 원인을 잘못된 이단 정죄 문화 뿐만 아니라 '교회 내 부패'와 안티 기독교 운동에서도 찾았다. 특히 "주체사상을 가진 좌경운동권은 반 미 반 기독교 운동을 그들의 투쟁 목표로 삼고 있다"고 지적하고, "예수교는 기원 1세기에 중근동 지역에서 발생한 예수를 믿는 종교로, 낡은 사회의 사회적 불평등과 착취를 합리화하며, 허황한 천당을 미끼로 해 지배계급에게 순종할 것을 인민들에게 설교하는 종교라고 정의한다"고 설명했다.
예영수 박사는 "역사의식과 한국교회의 전망"이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젊은 세대에게 대통합이 이뤄져 젊은 세대 중심으로 한국교회의 부흥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젊은이들이 오지 않으면 영구적인 승리는 없다는 것이다.
예 박사는 "한국교회의 기성 지도세력을 통해 다시 역사적인 부흥을 기대한다는 것은, 진정한 눈물의 회개가 없는 한, 불가능한 것 같다"면서 "한국교회를 이 지경으로 만든 지도세력들은 머지않아 자연 연령 때문에 교계에서 사라질 것이기에 우리가 기대해야 할 것은 젊은 세대"라고 했다. 그는 "하나님은 교회부흥과 세계 평화를 위해 젊은이들을 사용해 오셨다"고 말하고, "교회사에서도 하나님은 젊은이들에게 기름부으셔서 큰 일을 하시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이들은 신앙에 대한 수용력이 강하기 때문에 위대한 복음 전도자도 될 수 있다"고 말하고, 또 "꿈이 있고 신앙의 능력이 있기에 새역사를 창조할 수 있다"고 했다.
박명수 교수는 "한국교회의 연합운동과 복음주의"를 주제로 발표했는데, "한국교회가 복음주의자들의 선교로 시작됐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이 근본적인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데,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복음주의 신앙과 신학에 기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박 교수는 "한국교회의 복음주의적인 연합운동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입각해서 특정 정치세력과 결탁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교회의 연합기관으로써 국가를 향해서 기독교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 기독교 선교에 유익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한국교회의 연합기관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분명한 국가관으로 대한민국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면서 "보수라는 미명하에 기득권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오히려 "한국의 복음주의적인 연합기관은 도덕적인 갱신에 앞장서고, 솔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연합기관이 그리스도의 유일성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해야하지만, 동시에 한국사회를 위해서는 다른 종교와도 공동으로 노력하는 유연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선교단체를 잘 포용해서 그들로 하여금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하고, "진보적인 입장에 있는 교단 내의 복음주의자들과도 교류를 해야 하며, 그래서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덧붙여 "대형교회들로 하여금 연합기관에 참여해 책임과 의무를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 했다.
박명수 교수는 "90년대, 2000년대 한기총이 했던 것과 같이 먼저 보수/복음주의 교회를 하나로 묶고, 그 다음에 진보적인 교단에 있는 복음주의자들과 협력해 감리교와 같은 진보적인 교단이 여기에 조인한다면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실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겸손하게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한국교회와 하나님을 위해서 무엇이 유익한가를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