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조 규모의 세계 4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은 현재 84조 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을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에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재벌사에 대한 영향력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권 행사에 대한 의견도 커지고 있다.

18일, 재벌정보사이트인 재벌닷컴이 1천832개 상장사(유가증권 775개사·코스닥 1천9개사·코넥스 48개사)의 지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267곳으로 전체의 14.6%를 차지했다. 그중 39곳에서는 10% 이상 보유했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5% 이상∼10% 미만의 지분을 보유했다.

이 가운데 자산 상위 10대 그룹 소속 상장사는 55개사로 10대 그룹 전체 상장사의 58.5%였다. 국민연금 보유지분이 5%를 넘는 상장사가 많은 곳은 삼성그룹으로 14개에 엮다. 삼성그룹의 상장계열사가 17개인 것을 고려하면 비중이 크다. 이어 LG그룹이 9개사로 두 번째로 많았고, SK그룹 8개사, 현대차그룹 7개사, 롯데그룹 5개사 등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중공업과 한진이 각각 3개사, 포스코와 두산은 2개사, GS와 한화는 1개사씩이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가치가 지난 14일 기준으로 1조 원을 넘는 곳은 14개사로 집계됐다. 이 중 국민연금 지분율이 7%인 삼성전자에서는 13조 1천539억 원으로 가장 컸다. 다음으로는 현대자동차(6.99%)가 3조 5천280억 원, SK하이닉스(9.1%) 2조 3천982억 원, 네이버(8.18%) 2조 1천840억 원, 현대모비스(7.01%)가 2조 209억 원으로 뒤를 이었고 포스코(1조 7천984억 원), 신한금융지주(1조 6천704억 원), 기아자동차(1조 5천669억 원), 한국전력(1조 4천570억 원), LG화학(1조 3천817억 원), KB금융지주(1조 3천318억 원), 삼성물산(1조 1천80억 원), SK텔레콤(1조 449억 원), SK이노베이션(1조 250억원)등에서 국민연금 보유지분 가치가 1조 원을 넘었다.

한편, 국민연금 보유 지분이 10%가 넘는 곳은 LG상사, SKC, 삼성물산, LG하우시스, 롯데 음식, LG이노텍, 현대건설, 제일모직, 제일기획, 롯데칠성, 현대위아 등 11사로 나타났다. 또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서는 회장보다 지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각각 7.43%, 6.99%로 이건희 회장(3.38%)과 정몽구 회장(5.17%)보다 높았다.

이 같은 국민연금의 지분 보유현황과 주총 시즌을 맞아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내용은 국민연금이 대주주 견제 강화와 손실 최소화를 위해 나가야 한다는 소극적 내용과 이사·감사 후보 추천이나 주주제안을 행사하는 적극적 내용까지 다양하다. 게다가 국민이 낸 돈으로 투자한 이상 투자한 기업이 부실해지면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선 공적 연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는 건 지나친 경영 간섭이 될 수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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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