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의 한 보수 칼럼니스트가 미국의 모든 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될 경우 전통적 결혼의 정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닥칠 수 있는 일에 대해 경고했다.
로스 다웃뎃(Ross Douthat)은 먼저 "미국의 50개 주에서 모두 동성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미국 전역으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을 요구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워싱턴DC를 포함해 18개 주에서 동성결혼에 법적인 효력을 부여하고 있다.
다웃뎃은 실제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게 된다면 어떤 상황이 전통적 결혼 지지자들에게 닥치게 될지에 대해서 가능한 시나리오를 내놨다.
그는 "먼저는 연방법원은 모든 주가 동성결혼이나 결혼의 정의를 바꾸는 데 있어서 내세우는 법적 논리를 인정해야 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미 전역에서 이 문제를 둘러싼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웃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소수의 미국인들, 특히 그 가운데 다수를 차지하는 종교인들은 결혼에 관한한 자신들의 오랜 시각을 바꾸지 않을 것이고 이로 인해 여전한 갈등과 분열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은 두 가지다. 그는 먼저는 동성결혼을 둘러싼 갈등은 정치적인 무대에서 퇴장하고, '문화적인 논쟁거리'로 후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은 자신들의 단체와 조직 안에서만 결혼관을 유지하게 될 것이고 이는 그들 안에서만 존재하는 '하위문화(subculture)'로 자리잡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고 그는 설명했다. 마치 현재 일부 몰몬교인들이 일부다처제를 고수하고 있는 것과 같은 양상을 띠게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전통적 결혼 지지자들이 1960년대 남부의 인종차별주의자들처럼 여겨지면서 사회적으로 제재를 당하게 되는 상황이다. 그는 "이미 자주 동성결혼 지지 운동은 흑인 인권운동에 비유되고 있다"며, "미래에 동성결혼식의 사진을 찍기를 거부하는 사람은 아마도 차별주의자로 낙인 찍혀 직업을 잃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미국 공공종교연구기관(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13년 기준으로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미국인은 절반을 넘는 53%였으며, 이는 10년 전에 비해 21%가 증가한 수치였다.
또한 조사 결과는 종교인들 가운데서도 동성결혼을 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났음을 보여줬다. 10년 전인 2003년에는 메사추세츠 주가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이 당시만해도 종교적 인구 그룹의 대다수가 동성결혼에 반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무종교인 미국인의 73%가 동성결혼에 찬성하는 가운데, 주류 개신교인은 62%, 백인 가톨릭 교인은 58%, 히스패닉 가톨릭 교인은 56%가 동성결혼이 허용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유대인은 무려 83%가 이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