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이 공화당에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관심과 소통 방식의 변화를 촉구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을 그 모델로 제시했다.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지난 주말 열린 공화당 주요 지지 세력인 보수주의자들의 최대 모임 중 하나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총회에 연사로 참석해 이 같이 전했다.
그는 "공화당이 우리의 메시지를 보다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껏 공화당의 메시지는 노동자들보다는 사업가들에게 지나치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또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공격에만 몰두해 왔으며, 우리가 찬성하는 것보다는 반대하는 것에만 중심을 둬 왔다"고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이제 공화당은 이 사회의 상처받은 이들에게 나아가야 하며 우리의 정책이 어떻게 이들을 도울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고 말했다.
복음주의 교인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샌토럼 전 의원은 2012년에 이어 2016년 대선 재출마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다가오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편협한 보수주의와 기득권 옹호라는 불명예스러운 공화당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거리로 나가 기독교 신앙이 무엇에 반대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무엇에 찬성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는 (교황청의) 어떤 정책도 바꾸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교황은 앞으로도 거리에 나가 상처입은 이 세상에 복음을 전할 것이다. 그것이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 세상은 주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공화당은 종교단체는 아니지만 교황을 통해서 어떻게 세상과 소통하는지를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밝혔다. 그는 "우리가 나가서 복음을 전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좋은 소식'은 아니라도 '좋은 미국의 소식'을 전하는 것이고 또한 그 '좋은 미국'은 어떤 곳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며, "우리는 국민들에게 그림을 제시해야 하고 그 그림 속에서 국민들은 자신의 삶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붓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샌토럼 전 상원의원의 이러한 발언은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서도 가장 강경한 보수파로 최근 수년간 동성애자 차별과 인종 차별 등으로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키며 공화당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CPAC 연례총회에서 나왔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