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가 11일로 3주년을 맞지만, 복구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의 평가서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6년 후인 2020년쯤에야 원전 1∼3호기 내부에 녹아내린 핵연료와 잔해를 완전히 제거하는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사고 발생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고 수습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할 방법조차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평가서에 나타났다.
원자로 격납고에서는 누수가 계속되고 있어 물을 채울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방사능 물질의 확산을 차단하는 물을 채울 수 없으면 연료를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도쿄전력은 원격 조종 로봇이 누수 지점을 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확실한 보장은 없는 상태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전 연료제거전략프로젝트팀의 무라노 겐지 팀장은 "그러나 이 방법도 효과 없으면 건조 상태에서 핵연료를 제거하는 새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원자로 3기의 핵연료를 제거하기 전에 먼저 방사능 오염수를 정화해야 한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아직도 검증되지 않은 빙벽으로 원전에서 유출되는 지하수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또한 원자로 인근 탱크에 저장한 오염수의 증가로 인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정화 시스템 완공을 서두르고 있다.
몇 십 년이 걸리고 최소 500억 달러(약 53조 3000억원)라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연료제거전략프로젝트 중 3년 간의 1단계 작업은 원전 잔해 처리에 초점을 맞춰졌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최근 2단계 작업으로 녹아내린 핵연료와 원자로 내 유독물질 제거에 착수했다.
원자로 완전 해체와 토양 정화 작업은 최종 3단계에 진행하게 된다.
다나카 순이치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도쿄전력이 가장 위험한 기간인 첫 단계를 넘겼다"며 "그래도 여러 문제가 있어 한가지씩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연료 제거 현장에 가득 쌓인 금속과 콘크리트 파편 대부분은 진입이 불가한 위험 지역을 제외하고 정리됐다. 도쿄전력은 핵연료와 원자로 내 유동물질 제거 작업이 4~5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전력의 복구 계획에 일부 전문가들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처럼 사고 시설을 콘크리트벽과 지붕으로 완전히 뒤덮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주장하며 이 계획의 회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노 히로미쓰 전 도쿄대 교수는 도쿄전력의 계획이 비현실적이라며 도쿄전력 측의 복구 방법으로는 방사능 오염수 유출을 멈출 수 없고,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도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콘크리트 케이싱을 하고 녹아내린 연료를 공기로 냉각시키는 것이 낫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 무라노 단장은 이 제안에 회의적이었고 "녹아내린 핵연료와 잔해의 상태를 누구도 모르고 이를 그대로 둬야 안전한지도 아는 사람도 없어 핵연료를 제거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3년 간 여러 가지 기술을 실험하면서 다량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WSJ은 이와관련해 도쿄전력이 국제표준에 맞게 방사능 오염수의 삼중수소(트리튬) 농도를 낮추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방사능 오염수를 정화해 태평양으로 내보낼 계획이었으나 방사능의 해양 유출을 우려하는 인근 어민들이 이를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