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의 남녀화장실 공동사용법(AB1266) 폐지를 위한 주민투표가 결국 무산되면서 이 지역 공립학교 학생들의 사생활과 인권이 심각한 위협에 처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지역 교육구들은 트랜스젠더 학생 관련 사건이 발생할 시 대처 방법 등을 각급 학교에 하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17세의 한 남학생이 자신을 여학생이라 주장하며 여학생 소프트볼 팀에 들어갔고 치어리더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그는 이 소프트볼 팀에서 여학생들과 함께 경기를 할 수 있으며 여성 화장실과 샤워실, 락커룸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
AB1266에 따르면, 공립학교 킨더가든부터 12학년에 속한 트랜스젠더 학생은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성별의 화장실과 탈의실을 사용할 권리가 있으며, 참여하고 싶은 남성 혹은 여성 스포츠 팀에서 활동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트랜스젠더를 규정하는 범위인데, 실제로 트랜스젠더가 되기 위한 외과적 수술을 받지 않았더라도 자신을 다른 성별이라고 생각하거나 믿을 경우 트랜스젠더에 해당하게 된다. 따라서 외모는 물론 생물학적 성별도 남자인 학생이 어느날 갑자기 자신을 여성이라고 주장하며 여자 화장실에 들어갈 경우,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을 뿐 아니라 제지할 경우 성소수자 차별로 처벌을 받게 된다. 또 남성이면서 여성이라 주장하는 학생이 여성 육상팀에 들어가 타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낸다고 해도 이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이런 논란에 따라, 보수층을 중심으로 올해 11월 주민투표에 이 문제를 상정해 이 법을 폐지시키자는 서명 운동이 전개됐다. 주민투표 상정을 위해 50만4760개의 서명이 필요했는데, 당초 수집된 서명은 61만9387개로, 최소 서명수의 122%를 웃돌며 주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집계 초기, LA카운티에서 13만0978개, 샌디에고카운티에서 7만2542개, 샌버나디노카운티에서 6만3348개의 서명이 접수됐지만 모노카운티와 툴레어카운티에서는 단 한 개의 서명도 없었고 알파인카운티에서는 단 1개에 그쳤다. 그만큼 성소수자 그룹이 유효 서명을 최대한 탈락 시키기에 막강한 공세를 펼친 것이다.
이 결과 1차 유효성 검사에서 13만6662개의 서명이 무효처리 됐고 48만2582개 서명만 유효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효성이 95.6%로 최소 필요 서명인 50만4760개에 미치지 못하자 다시 재검표가 이뤄졌고 결국 여기서 48만7484개 서명만 남아 주민투표 상정은 좌절됐다. 성소수자 그룹은 재검표까지 무려 13만1903개 서명을 무효화 시킬 정도로 이번 주민투표 폐지에 총력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