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가 교회 연합단체에 관한 교계 기자들의 생각을 물어봤다. 이에 기자들은 "연합단체는 필요하다"고 응답하면서도 "그 역할과 책임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한국교회는 분열의 역사 가운데에서도, 교단 간 연합과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를 양축으로 지난 수십 년간 한국교계를 대표하는 연합활동을 펼쳐왔다. 연합 단체의 역할은 한국교계의 대표적 목소리와 연합을 통 대외적 도전이나 진리 수호를 위해 힘써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한국교회 연합단체들이 분열됐다. 기존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와 한기총 외에 2012년에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과 최근에는 한기총 주요 교단의 탈퇴선언과 함께 제4의 연합기관 설립 소문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한국교회 대부분의 여론은 여전히 하나의 연합단체를 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는 지난 27일(목)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교연과 통합을 위해 9인 위원회를 구성하고, 만일 올해 연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물러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이에 한교연도 오는 3월 17일(월) 임원회를 개최할 때 이 문제를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6일(목) 한교연은 프레스 센터에서 한국교회연합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대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재성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는 "기독교 교회의 목회자들이 명예욕과 권세에 집착하는 세상 권세자들을 닮아가고 있고, 교회연합단체를 출세의 수단처럼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명수 교수(서울신대)는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위기이지만, 이런 위기를 잘 헤쳐 나가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 내다봤다.
교계 기자들은 먼저 '연합단체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필요하다'는 응답이 33명으로 89.2%, '필요 없다'는 응답도 3명으로 8.1%였다. 무응답도 1명이 나왔다. 또 '제4연합기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30명으로 81.1%, '만들어져야 한다'는 응답이 3명으로 8.1%, '만들어지되, 연합의 견인차 역할만 하고 해체되어야 한다'는 응답도 4명으로 10.8%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교회 연합단체 분열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복수 응답에서는 '지도자들의 명예와 욕심, 공교회를 사유화하려는 시도 때문'이란 응답이 34명으로 91.9%를 차지하였고, '교단들 간의 정치적 목적에 따른 합종연횡'이란 응답은 24명으로 64.9%, '특정 대형 교단들의 힘겨루기'라는 응답에도 21명이 답해 56.8%이었고, '한국교회를 이끌 지도자의 부재 때문'이란 응답도 17명으로 45.9%를 차지했다.
또 "연합단체 형성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기총에서 비롯된 보수적 교단들은 다시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항목에 답한 것이 18명으로 48.6%, '한기총과 교회협까지 포함된 하나의 기구가 되어야 한다'에 12명이 답해 32.4%, '연합 단체가 신설되는 대로 그대로 인정하고 내버려 두어야 한다'에 2명이 답해 5.4%였고, 무응답도 4명이었다.
기자들은 "하나의 기구가 되기에는 신학적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진보와 보수 문제는 '한 지붕 두 가족'으로 하자" 등에 19명이 응답해 51.4%, 여러 단체들이 하나가 된다는 전제 하에 가칭 '연합위원회'를 구성하여 충분히 논의한 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에 12명이 동의 해 32.4%를 차지하였고, '무조건 하나가 되어야 한다'와 무응답이 각각 3명으로 8.1%씩을 차지했다.
현재 연합단체들의 분열로 기독교의 중요 절기인 부활절과 성탄절에 일반 언론 보도에서 가톨릭으로 치우치는 경향과 관련해서는 "기독교가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통로 중 하나가 막히는 현상에 대해서 어디에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교회에 책임이 더 있다'는 응답에 25명이 답해 67.6%, '한국교회와 언론 모두에 책임이 있다'에 10명이 응답하여 27.0%, '언론에 책임이 더 있다'와 무응답이 각각 1명씩으로 2.7%를 차지했다.
"한국교회 연합에 가장 걸림돌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도자들이 교권과 명예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에 24명이 답해 64.9%를 차지하였고, '각 교단 총대들의 인식 부족 때문이다'에 7명이 답해 18.9%를 차지했다. 그밖에 '진보와 보수, 보수와 진보의 이해 부족과, 신학 차이 때문이다'에 답한 기자도 6명으로 16.2%를 차지했다.
또 "연합 단체가 한국교회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질문에 대하여 복수 응답하기를, '한국교회의 대정부, 대사회 창구역할'과 '대사회 봉사 및 선교를 위한 연합체가 되어야 한다'에 각각 25명씩이 답해 67.6%씩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한국교회의 개혁과 자정을 위해 힘써야 한다'에 23명이 답해 62.2%를 차지하였다. 또 '안티 기독교 세력 등과 대응해서 싸워야 한다'는 응답도 17명으로 45.9%를 차지하였다.
그 외에 '신학과 한국교회의 이슈 등 대한 문제점을 정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항목에도 13명이 답해 35.1%를 차지하였고, '개교단과 개교회의 이익 단체'와 '기독교를 하나로 묶어 강력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에도 각각 3명씩 답을 해서 8.1%씩을 차지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한국교계의 상황들을 가장 잘 아는 교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해 이번에 조사한 것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첫째 한국교회에 연합 단체가 반드시 필요하고, 둘째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공교회적 성격의 연합 단체에 대해 사유화 하려는 명예와 욕심을 버리고, 셋째 '한국교회'라는 공교회를 위해 연합단체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기자들은 연합단체의 역할에 대해 "한국교회의 대정부, 대사회 창구역할과 사회봉사 및 선교를 위한 연합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밖에도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한 안티 기독교 등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설문조사 방법은 교계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통한 질문서를 보냈고, 24개 언론사 37명의 기자가 응답해 왔다. 응답 기간은 2월 15일부터 28일 사이이다. 이 설문에 응답한 교계 기자들의 기자 활동기간은 20년 이상이 5명으로 13.5%, 15~20년 사이 8명으로 21.6%, 10~15년 사이 10명으로 27.0%, 5~10년 사이 9명으로 24.3%, 5년 이하 5명으로 13.5%의 고른 분포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