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기독교에 대한 조작과 공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24일 한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끔찍한 성범죄자들의 공통점'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누리꾼 사이 반향을 일으키며 삽시간에 조회수가 2만 건을 넘어섰고 수백 건의 댓글이 달렸다. 당초 이 글은 전날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왔던 게시물로 3월 4일경 관리자에 의해 삭제됐다. 하지만 원문은 여전히 남아 있어 복제 재생산되고 있다.
과연 어떤 내용이었기에 누리꾼들이 격한 반응을 보였을까. 해당 글의 요지를 보면 이렇다.
첫째, 7명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연쇄살인범'이자 사이코패스 강호순이 15년 이상 교회를 다닌 독실한 기독교인이며, 매주 같은 교회를 가는 여자들을 납치, 성폭했다는 것.
둘째, 20명 이상을 살해한 유영철이 독실한 기독교 집안의 모태신앙으로 교회 성가대였고, 강간당한 여자에게 하나님 믿느냐고 물어서 믿는다고 하면 살려주고 안 믿는다고 하면 토막 내서 죽였다는 것.
셋째, 안양 초등생 납치·살해 사건의 정성현은 같은 교회에 다니던 혜진이와 예슬이를 교회 오빠라는 이점을 이용해 성폭행, 살해했다는 것.
넷째, 당시 8세 나영이(가명)를 성폭행한 조두순은 자신의 교회로 나영이를 데려가 성폭행했고, 교도소 안에서 복음을 전하는 열혈 크리스천이라는 것.
끝으로, 이들 범죄자들은 주님에게 회개해서 스스로 죄가 사해졌기 때문에 지금은 피해자들에 대한 죄책감마저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이 글대로라면 범죄인 모두 기독교인으로서 가장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죄책감도 없이 태연하게 살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이 글의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철저히 꾸며낸 내용이었다. 오죽하면 보다 못한 다른 누리꾼이 이에 반박하는 글을 올리며,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글을 쓰고 퍼나르는 것에 대해 나물랄까(이 글도 해당 사이트에서는 윗글과 같은 날 관리자에 의해 삭제됐다). 관련 게시물===>바로가기
밝혀진 사실은 이렇다.
첫째, 모태신앙이라던 유영철은 어려서 무당 할머니에게 자랐고 초등학교 6학년~고등학교 1학년까지 교회를 나갔으나 범죄 후 하나님을 부인하고 불교로 전향(개종)했던 것이 유영철의 편지를 통해 밝혀졌다.
둘째, 첫째 아내와 이혼한 강호순은 둘째 아내와 결혼하기 위해 교회를 따라 나갔다가 결혼 후에는 아내가 교회를 계속 나간다고 이혼한 사실이 보도된 바 있다.
셋째, '조두순 목사설'을 최초 보도했던 언론사는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와 함께 정정보도를 했다.
넷째, 정성현은 교회 또는 기독교와 무관하며, 정상적인 기독교 신자라면 회개했다고 죄가 사라졌다고 믿지 않는다.
아울러, 수년간 인터넷에 떠돌면서 기독교와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대한 이미지를 악화시켰던 루머는 사실이 아닌 것이 확인됐다.
이 같은 악의적인 글이 게재된 경위에 대해 교계 관계자들은 '안티기독교' 세력들이 기독교를 폄훼(貶毁)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럴싸하게 포장해 사실로 오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사실이 아님에도 정황을 모르는 일반인들은 물론 기독교인들까지도 이것이 사실인냥 믿게 돼 기독교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처럼 기독교를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사이버 혐오' 범죄는 이미 도를 넘어 섰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 2012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기독교 정보를 접한 사람들은 75%가 교회를 불신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기독교 사이트나 책자를 통해 정보를 접한 비기독교인은 60% 이상이 교회를 신뢰한다고 답변했다. 기독교는 인터넷을 이용한 기독교 혐오범죄의 피해자임 셈이다.
따라서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듯' 인터넷 상의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기독교를 폄훼 또는 공격하는 행위에 대한 교계의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 네이버나 다음 등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피해예방노력이 미약한 만큼 관계당국의 정보통신망법 강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