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복원에 쓸 기와 2만2천여 장을 생산할 전통가마가 마침내 불을 지핀다.
문화재청은 충남 부여에 있는 한국전통문화학교 교내에 전통 기왓가마 3기를 복원, 11일 오전 화입식(火入式)을 개최했다.
김찬 문화재청장은 "이번 화입식은 그동안 유적으로만 남아 있던 조선시대 전통 기왓가마를 실제로 재현하고 전통 기와를 제작하며 숭례문 복구와 같은 문화재 복구에 사용함을 알리는 시발점"이라고 말했다.
기와를 생산할 전통가마의 기본 모델은 경기 남양주 호평 1호에서 발굴한 기왓가마로, 불을 때서 올리는 이른바 등요(登窯), 즉 오름식 가마다.
기와 제작은 이 분야 장인인 제와장 한형준 씨가 지휘한다. 한 제와장은 전남 장흥에 전통가마를 운영하긴 하지만, 규모가 너무 적어 문화재청이 부여에 새로운 가마를 만들었다.
기와를 숭례문 복원현장에서 쌓아올리는 일은 번와장 이근복 씨가 한다.
문화재청은 이들 가마에서 내년 3월까지 암기와와 수키와 등 총 2만2천여 장은 물론 장식용 기와들인 취두(鷲頭)와 용두(龍頭) 등도 생산할 계획이다.
전통가마 복원은 신한은행이 지원했다.
앞서 신한은행과 문화재청은 지난 8월30일 '숭례문 복구 지원 후원약정'을 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전통 기왓가마뿐만 아니라 그 주변에 치는 장막인 제와막(製瓦幕), 부속 시설인 백와간(白瓦間) 등을 만드는 작업을 지원했다.
이번에 복원된 가마의 부속 공간 중 불을 넣는 연소실(2.3×2.0×3.0m)은 내화벽돌로 기초작업을 한 평면 사두형(蛇頭形. 뱀머리 모양)으로, 온도를 1천050~1천100℃로 조절하게 된다.
실제로 기와를 굽는 공간인 소성실(10.0×2.3×2.0m)은 내화벽돌로 측벽을 쌓았으며 평면은 뱀 몸뚱이 모양이다. 한 가마당 기와 850~900매를 적재한다. 지붕은 아치형이며 겉에는 진흙을 발랐다. 연기와 열을 빼내는 굴뚝은 평면 원형이다.
본격 가동에 앞서 이들 가마를 말리는 '말림불' 작업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