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반(反) 정부 시위가 확산되는 와중에서도 이란은 홀로 조용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탄생한 이슬람 공화국 이란은 국민들에게 샤(Shah) 왕조의 독재와 세속국가의 부조리로부터의 해방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 이란 국민들의 일상의 관심사는 늘어나고 있는 살인 범죄와 가족의 붕괴 그리고 만연한 개인 부채이다.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 제작자는 이란 사회가 거짓과 추한 분쟁 위에 건설되었다고 묘사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리 알리 카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는 이러한 흉한 민심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지도아래 이란이 국제적으로 존경을 받는 나라가 되었다고 믿고 있다. 특별히 국제적 제재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카메네이는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그는 이란의 공무원들에게 부정적인 말은 절망을 낳을 뿐이라며 공무원들의 함구령을 내렸다.
지난 2011년 7월 한 무더운 날, 수도 테헤란(Tehran)의 한 공원에서 수백 명의 젊은 남녀 청년들이 물 장난을 했다. 그런데 정부는 이러한 행위가 불경건하다고 여겨 여러 명을 체포했다. 한 정치인은 이란의 젊은이들을 이슬람 가치로부터 멀어지게 하려는 음모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슬람 성직자들이 이끄는 이란의 보수주의 세력과 완고한 혁명 수비대는 2009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아흐마디네자드(Ahmadinejad, 위 사진)를 지지하여 왔지만 지금은 이러한 연대가 파괴되었다. 이제 대통령은 보수 진영에서 이단자 취급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수십 명의 정치인들이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지만 최고 지도자 카메네이는 이를 반대하였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이 두 지도자가 서로의 비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빈민들의 환심을 사는 여러 정책을 펴온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국민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많은 이들에게 지급되는 실업 수당을 높여 물가 폭등에 대한 불만을 잠재웠고, 모든 가구에 토지를 주겠다는 선심성 공약도 남발했다.
전적으로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이란의 경제는 국제 제재로 그 건전성이 많이 약화되어 있다. 국제 제재는 이란의 기업들이 외국으로부터 받는 투자를 막았다. 혁명 수비대를 약화하기 위해 미국과 서구의 국가들이 고안한 국제 제재는 그들의 의도와는 달리 혁명 수비대가 이란의 산업계의 많은 부분에 영향력을 끼치는 결과를 낳게 했다.
이란 내부에서 수니(Sunni)파 쿠르드(Kurds)족과 발루치(Baluch)족과 같은 소수 종족들의 불만이 분출되고 있다. 이렇게 경제, 종교, 그리고 정치적으로 여러 불안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는 이란 사회에서 국민들은 개혁파 정치인들을 갈망하거나 아니면 삶을 끊는 등의 극단적인 결정을 마음에 두고 있다.
출처 : The Economist,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77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