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인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가 지난달 부친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한 채 여진히 투옥 중에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의 아내 류샤(劉霞) 또한 베이징 자택에서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로 중국 경찰인 공안의 철저한 감시를 받으면서 외부와 연락이 두절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보통 부와 명예를 누리는데 반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류샤오보는 수상 당시에도 상장과 상패를 받지 못했으며, 부부 모두 수상 1년이 다 되도록 각각 '영어의 몸'이 돼 있다.
2일(현시시간) AP통신은 수감중인 류샤오보는 부친이 지난달 12일 별세했는지조차 모를 수 있다고 그의 친구 우웨이가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우웨이는 "류샤오보의 동생 류샤오쉬안으로부터 '선친의 부고를 형에게 전달할 수 없었다'고 들었다"면서 "류샤오보 부부에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중국 반체제 활동가의 부인으로 자신 역시 감시와 모욕을 여러 차례 당한 정진앤은 "류샤가 바깥세상과 완전히 단절돼 쓸쓸하고도 억압받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이 중국이 반체제 인사의 가족들을 박해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의 경우는 좀 다르다.
중국 당국이 류샤를 사회로부터 격리한 것은, 그가 반체제 정치 활동의 구심점 역할을 할까봐 두려워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51세인 류샤는 연약해 보이는 몸매에, 아주 짧게 깎은 머리를 하고 금속테 안경을 쓴 여류 시인이다.
홍콩 인권단체 '중국인권수호자'의 연구원인 왕숭리앤은 "중국 정부는 단지 사람들이 옥중의 류샤오보에 대해 정서적이고 인간적 면모를 떠올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류샤를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버리려고 그같이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류샤에 대한 이같은 가혹한 대우는 중국 법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보이며 아마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 가족이 당하는 가장 심각한 보복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게이르 룬데스타드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내가 아는 한 류샤가 받는 대우는 노벨 평화상 역사에 전례가 없다. 그녀의 상황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노벨위원회가 지난해 말 이후 류샤오보에 대한 어떤 정보도 받을 수 없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논평도 하지 않았다.
■ 류샤오보(劉曉波)는…
중국의 유명 작가이자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는 중국 지린성(吉林省) 창춘(長春) 출신으로, 촉망받는 젊은 학자이자 작가였던 그는 1989년 톈안먼사건(천안문사건)이 발생하자 귀국해 시위에 참여하면서부터 반체제인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트히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헌장' 서명을 주도했다가 국가전복선동 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