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신앙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풀려났던 이란인 목사가 다시 사형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란의 유세프 나다르카니(34·Yousef Nadarkani·사진) 목사는 19세 때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해 'Church of Iran'이라는 기독교 단체에서 목회활동을 펼쳐오다 지난 2009년 이란 당국에 체포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란 대법원은 지난 7월 이 사건을 나다르카니 목사의 고향인 라슈트 지방법원에 파기환송했고, 법원이 그에게 신앙을 철회할 수 있는 세 번의 기회를 주는 조건으로 사형을 면하도록 했다.
하지만 나다르카니 목사는 이번주 열린 세 번의 공판에서 "기독교에 대한 신앙과 내 믿음은 확고하며 이를 철회할 생각이 없다"며 자신의 소신을 겁듭 밝혀 신앙을 포기하는니 차라리 죽음을 택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나다르카니 목사의 사형 집행 여부는 일주일 이내에 확정된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과 캔터베리 성공회 대주교는 이란 당국의 결정을 맹비난하며 나다르카니 목사 구명에 나섰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헤이그 외무장관은 "나다르카니 목사의 사형 결정은 이란 정권이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는 이란 헌법과 국제사회의 의무를 지킬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다"며 "나다르카니 목사가 보여준 용기에 찬사를 보내며 이란 당국이 사형 결정을 철회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대주교도 이번 결정과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소수종교 박해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이란 지도자들은 관용을 장려한다는 위선적인 주장을 펴면서 단지 자신이 선택한 종교를 따르길 원하는 이들을 계속 억류하고, 감금하고, 괴롭히며 학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같은날 미국 백악관도 입장을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그가 19세에 기독교로 개종한 후 자신의 신앙에 헌신한 것일 뿐"이라며 "그에게 신앙을 포기하도록 한 강제한 것은 이란의 국제적인 의무를 위반하고 넘어선 것"이라 비난했다.
이에 앞서 세계기독교연대(CSW)는 27일 '현재 나다르카니 목사가 죽음에 직면해 있다'며 긴급 기도와 함께 국제 사회의 지체없는 행동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