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가 북한에 억류된 김정욱 선교사에 대한 논평을 내놓았다. 언론회는 북한이 김정욱 선교사를 협상카드로 이용하지 말고, 인도적 차원에서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언론회는 "김 선교사가 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북한 고위급 인사의 말을 믿고, 오직 인도적 목적으로 입북한 것인데, 대한민국 국민을 북한이 강제로 억류하고 각종 반국가적 혐의를 뒤집어씌우는 것은 비인도적 행위이며, 이는 국제적 지탄을 피할 수 없는 일"이라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김 선교사를 억류한 지 수개월 만에 언론에 공개하는 이유는, 남북관계에서 승기(勝機)를 잡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함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하고, "북한은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선전하며, 그동안 한국 교회로부터 막대한 물적 지원을 받아갔다"며 "북한이 순수한 목적으로 입북한 김 선교사를 즉각 석방하지 않는다면, 북한 스스로 인간의 기본적 권리인 '종교자유'를 부정함을 자인하는 것이며, 더 이상 한국교회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 등 북한의 종교채널 등에 지원을 하지 않게 될 것"이라 했다.
또 언론회는 "북한이 김 선교사를 이용해 한국정부가 대북지원을 늘리는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이는 시대착오적인 수법으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 교회는 북한에 '퍼주기식' 지원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의 낙선운동을 펼칠 것이고, 향후 북한 정부는 한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 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김 선교사를 이용한 북한당국의 어떠한 요구도 수용하지 말라"며 "인류애적인 순수한 목적도 정치•이념적으로 이용하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 했다.
언론과 포털 사이트들에 대해서는 "사실관계와 무관하게 북한의 보도내용을 그대로 되풀이하여, 마치 김 선교사가 비상식적인 북한 밀입북을 한 것처럼 보도하므로, 기독교 비난을 유도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김 선교사의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은 북한당국이 김 선교사의 목숨을 담보로 한 사주요, 강요임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며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의 발언을 일체 시비 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지난 4개월간 김 선교사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고문과 세뇌 등 고초를 당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포로에 대한 북한의 세뇌기술의 탁월성은 악명이 높다. 북한에 의한 정신적 고문으로 후유증을 겪고 있는 로버트 박 선교사 역시 그러한 피해의 전형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언론회는 "이제 한국 교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북한이 그동안 저질러 온 기독교인에 대한 '납치' '암살' '고문' '세뇌' 등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정치범강제수용소에서 고통당하는 기독교인들의 박해의 실상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 했다.
더불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무조건 '퍼주기식'에 열을 올리는 일부 교계지도자들도 이제는 독일교회처럼 프라이카우프(freikauf-'자유를 산다'는 의미)를 실시하라"고 요청하고, "북한은 순수한 인도적 목적의 김정욱 선교사를 즉각 석방하여 눈물로 지새우는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라"며 "한국 국민과 교회에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작년 11월 20일 채널A는 북한이 김정욱 선교사를 유인하여 납치한 과정을 보도한 바 있다. 김 선교사는 중국 단둥에서 국수 공장을 차려 수년간 탈북자들을 돌보아주었고, 탈북자들 중 일부가 중국 공안에 적발되어 북한에 강제 송환됐다.
김 선교사는 이들의 안위를 매우 걱정하던 중에 북한의 고위급 인사(만경대 무역회사 사장)의 방문을 받았다. 이 인사는 "북한 방문을 해도 된다. 내가 안내를 해 주겠다"고 제안하였고, 김 선교사는 이를 믿고 송환된 탈북자들의 생사도 확인하고, 구호물품을 지원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입북하였다고 탈북인권난민연합 김 모 대표는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