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것은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가 1945년 3월1일자 사설에서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배로 고통받은 것은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사실이 밝혀졌다.
뉴욕 타임스는 당시 '한국의 독립'이라는 사설을 통해 일본의 강제합병이 미국의 방임에 기인하다는 반성과 함께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일제 치하에서 신음한 한국 국민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해방의 그날이 곧 올것"이라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사설은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기 시작한 지 10년째인 1919년 3월1일 전국적인 독립 만세 운동이 벌어졌다"면서 "아직 일본에 예속돼 있지만 한국인들은 3월1일을 독립일로 기념하고 있다"며 꺼지지 않는 독립의 열망을 전했다.
타임스는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과 영국의 처칠 총리, 중국의 장제스(蔣介石) 총통이 1943년 11월26일 카이로에서 한국의 독립을 결의했음에도 일제의 지배 속에 독립은 황야의 울음소리처럼 멀고 험한 여정이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와 함께 오늘날 한국의 고통은 미국에도 책임이 있다며 과거의 약속을 거론했다. "미국은 1883년 한국과 우호조약을 맺으며 만일 다른 나라가 한국 정부에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탄압을 가할 경우 이를 막기로 했다. 그러나 1905년 일본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한국을 보호국으로 강제하는 것을 묵인했다. 다른 나라의 관심이 줄어들자 일본은 1910년 한국을 부속도서로 강제 합병했다."
타임스는 "그러나 1883년 조약은 결코 폐지된 게 아니다. 다만 잊혀졌을 뿐"이라면서 "독립선포일을 남몰래 기리고 있는 한국인들의 쓸쓸한 희망은 머지 않아 현실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인들은 오랜 세월 일본의 잔학성을 우리들에게 말해 왔다. 우리 또한 일본이 아시아에서 서구를 몰아내고 정복의 야욕을 품고 있다는 걸 비극의 경험(진주만 공습)으로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임스는 "한국의 독립은 미국에게 대일 승전의 부산물이 아니라 진정 가치있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마침내 우리는 62년 전의 약속을 이행할 것이다. 우리의 승리는 한국인들에게 생명 그 자체가 될 것"이라며 사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