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회장 박종덕 사령관)가 일본의 망언과 역사부정에 대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국제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NCCK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일본의 우경화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NCCK 정의평화국 부장인 김창현 목사의 사회로 NCCK 회장 박종덕 사령관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 김동엽 목사 등 NCCK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박종덕 회장은 "3·1절을 맞아 최근 일본 정치인들의 반역사적 반평화적 발언들에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철저한 반성이 없는 오늘날의 일본의 모습은 동북아 국가들에 다시 한 번 전쟁의 아픈 역사를 상기시킨다"고 질책했다.
이어 박 회장은 "일본 정부의 발언과 행동은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고 평화를 깨뜨리는 일이다. 한국교회 교우들과 세계교회의 모든 그리스도인의 기도와 연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심화하고 있는 반한 감정을 우려하고, 가속화되고 있는 동북아의 군사화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한국 그리스도인 그리고 하나님의 평화를 지키고 세워나가는 일에 관심 있는 일본 그리스도인들에게 평화의 사도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자"고 그는 권면했다.
김동엽 총회장은 성명서 낭독을 통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여러 나라에 역사적 상처를 남긴 일본이 역사적 죄책을 망각하고 사실을 호도하며 동북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우편향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사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밝힌다"고 비판했다.
김 총회장는 "일본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에 관한 망언을 비롯해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는 등 한국과 아시아 여러 나라를 자극하는 정치적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며 "과거 침략 전쟁의 당사자였던 일본 제국주의의 역사와 죄책을 부정하는 입장을 공공연히 표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아시아 여러 나라는 물론 미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조차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편협한 국가주의적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포퓰리즘적 망동이라고 한다"면서 "단순히 역사 인식의 오류와 왜곡, 사실 부정과 배상책임 회피에 그치지 않는다"고 밝히며 일본의 역사 왜곡과 부정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여기에 김 총회장은 "일본의 우 편향 정책은 이웃 국가들 간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결과를 낳아 결국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국제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동엽 총회장은 ▲일본 정부와 아베 총리가 침략 전쟁에 대한 올바른 역사 인식과 책임 의식을 가질 것, ▲일본 교회와 시민들이 적극적인 민간 교류를 통해 긴장과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 공동체를 일구어 갈 것 등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김 총회장은 "아베 정권의 우경화 움직임이 한층 가속화되고 일본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양국 간 선린우호의 역사적 관계를 위협할 만큼 심화하는 것을 우려하며, 한일 양국 간의 갈등을 화해로 바꾸고, 반목과 경쟁의 정서를 우호와 협력의 정서로 바꿔 평화의 길로 함께 나아가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