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성과는 비례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4일 발표한 '대기업 협력업체의 성과분석 - 4대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의 협력업체를 중심으로(신현한 연세대 교수)'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의 경영성과는 협력업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부터 7년 동안 삼성과 LG, SK, 현대자동차 등 국내 4대 기업집단에 소속된 산업 선두기업의 협력업체 성과를 실증분석한 결과, 거래 대기업의 성과와 협력업체의 성과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비협력업체 대비 성과도 낮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제시된 대기업의 협력업체와 비협력업체 성과를 비교하면, 총자산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이 비협력업체 대비 협력업체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이익률과 매출이익률은 대기업 협력업체와 비협력업체 간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경연은 전했다.
다만 납품단가를 반영하는 매출총이익률은 협력업체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기업과 거래하는 협력업체의 자산회전율을 높여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경연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협력업체의 매출액이익률이 비협력업체보다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총자산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이 높게 나타난 원인에 대해서는 "협력업체가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결과적으로 보고서는 "협력업체가 대기업에 할인된 가격으로 납품한다고 해도, 그 보상으로 자금과 운영지원을 받고 있어 경영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대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경영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할인된 가격으로 납품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비용을 전가해 높은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신현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서 알 수 있듯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의 거래 관계를 납품단가 측면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협력관계 왜곡의 우려가 있다"며 "대기업의 성과가 협력업체의 성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한 만큼 대기업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협력업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대기업을 억압하는 규제 시행에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