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빠리의 나비부인'의 저자인 재불 성악가 정귀선(68) 씨가 자신의 소설로 인해 물의를 일으켰다고 사과했다.
정 씨는 "허구의 창작 내용을 진실인 것처럼 유포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일부 장로들의 처벌과 조용기 목사와 본인 및 한국교회의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해 나와 조 목사, 교회의 명예를 훼손한 이들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18일 국민일보를 통해 밝혔다.
정 씨는 자신과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불륜' 관계였다고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일부 장로 등 6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고소했다. 정 씨는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1974년 프랑스로 유학 간 뒤 동양인 최초로 바스티유 오페라단에 발탁돼 16년 동안 소프라노로 활동했다.
정 씨는 우선 자신과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 목사가 불륜 관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93년 5월 조 목사가 파리를 방문했을 때 파리순복음교회 성도였던 강귀희 씨가 초청해 강 씨와 조 목사, 차일석 장로 등 넷이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했다. 이후 조찬기도회 등에서 2∼3차례 더 만났다"면서 "둘만 만난 적은 없다. 강 씨와 장로들이 늘 함께 했다. 내가 불행하게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조 목사가 불쌍해하며 새 이름을 지어준 것은 맞다. 조 목사가 따뜻하게 위로해준 게 고마워 꼭 한번 만나고 싶었지만 못 만났다. 94년 한국에 공연 왔을 때 축하 꽃다발을 보내줬지만 만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또 소설을 쓴 이유에 대해 "한국에서 결혼을 약속한 남자에게 배반당하고 도피하듯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 그곳에서 한국남자를 만나 아이까지 가졌는데 아이 아빠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2001년 바스티유 오페라단에서 은퇴했는데 그동안 고생한 게 한이 맺혔다. 여러 경험을 섞어 소설로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설에 대형교회 목사와 로맨스를 등장시킨 것은 "두 번이나 사랑에 실패했기 때문에 소설 속에서라도 보상받고 싶었다. 어느 교회 누구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이것 말고도 상상으로 지어낸 내용이 더 있다"고 말했다.
MBC 'PD수첩'이 소설 속 목사가 조용기 목사인 것처럼 말한 녹음내용에 대해서는 "당시 한 기자가 국제전화를 걸어와 5분 정도 통화했다. 사실이냐고 물어봐서 마음대로 생각하라 그랬다. 어차피 소설이니 상관없다고 여겼다"고 했다.
정 씨는 '장로들이 준 돈은 왜 받았나. 장로들이 소설 내용에 대해 사실이냐고 물어보지 않았나'는 질문에 "나는 내 소설이 꽤 팔릴 것이라 기대했다. 캐나다와 프랑스에서 번역 출판하고, 영화로 만들자는 제안도 왔다. 그런데 강 씨가 '당신 소설이 한국교회에 누가 되고 있으니 책을 회수해라. 대신 보상을 받아주겠다'고 제안했다. (사실 여부는) 묻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소설을 폐기하는 대가라고만 생각했다. 최근 불륜 운운하는 보도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정 씨는 "너무 큰 죄를 지었다. 물의를 빚은 데 대해 한국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조 목사와 성도들께 엎드려 사과드린다.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싶다. 나는 인터넷을 하지 않아 내 소설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 허위사실을 유포해 나와 조 목사, 교회의 명예를 훼손한 이들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 필요하면 대질조사도 받겠다. 목숨을 걸고 명예를 찾겠다"고 자신의 태도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