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을 마치고 구수한 커피 향에 이끌려 들어간 찻집. 진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탁자 옆 책꽂이에서 '모모'를 꺼냈다. 아이들 책이겠거니 해서 지금껏 보지 않았는데, 몇 장 읽으니 빠져든다.
한 마을의 공원에 나타난 신비한 여자아이! 이 아이는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진다. 신기한 것은 이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마음이 치료되는 것이다. 이 아이가 대화하는 방법이 있다. 아이는 그저 귀 기울여 들을 뿐이다.
한번은 이 아이가 전혀 노래하지 않는 벙어리 새를 만났다. 아이는 언제까지고 새를 바라보며 귀를 기울였다. 그러자 끝내 새는 노래하기 시작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만난 모모.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며 모처럼 영혼이 순수해지는 경험을 한다. 그러면서 말, 대화 그리고 생명을 가져오는 치유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언젠가 읽은 이런 내용의 시 구절이 생각난다. 칼 샌드버그(Carl Sandburg, 1878~1967)의 시였나? 하나님이 진흙으로 사람을 지으셨는데, 하나님이 외로워서 그랬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말씀으로 생명들을 내셨다. 하나님이 말씀하실 때마다 생명들이 그 말에 추임새를 넣으며 혼돈에서 나왔다. 하나님의 말씀이 통한 것이다.
이렇게 나온 생명들은 이 세상인 에덴동산에서 기쁨으로 가득하다. 하나님은 동산 한가운데를 거니시며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신다. 새는 저지귐으로, 나뭇가지는 산들거림으로, 꽃은 좋은 향기로 저마다, 그리고 서로, 이야기한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말동무이다.
모든 참된 말은 하나님의 창조의 말씀에서 나왔다. 말은 서로를 알게 하고, 하나 되게 한다. 말은 나누며 상한 생명들이 하나님의 생명을 회복한다.
출처: 월간 '새가정'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